고양시, 잇따른 요양시설 집단감염에 종사자들 ’소모임 금지령’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의 요양원 입구가 폐쇄돼 있다. 2020.8.31/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고양=뉴스1) 박대준 기자 = 잇따른 요양시설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생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고양시가 결국 이달 초에 이어 또다시 ‘행정명령’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고양시는 19일부터 29일까지 모든 요양시설 종사자들에 대한 사적모임 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고 21일 밝혔다.


이같은 조치는 최근 일이삼요양원과 박애원 등 고양시에서 발생한 연이은 요양시설 집단감염 사태 모두 시설종사자 등 ‘외부 접촉’에 의한 전파로 확인되면서 종사자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일산동구 설문동 정신요양시설 박애원의 집단 감염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고양시에만 23명에 달한다.

현재까지 파악된 확진환자는 44명의 직원 중 2명, 229명의 입소자 중 20명, 10명의 사회복무요원 중 1명 등이다.


이중 최초 감염자이자 전파자로 지목된 사람은 이 시설의 종사자 A씨로 지난 15일 인천시에서 확진(인천 계양 124번) 판정을 받았다.

이후 A씨와 동선이 겹치는 직원과 입소자 등이 몰려 있는 이 시설의 3층 남성 생활관에서 확진자들이 쏟아지고 있다.

15일에 2명, 16일 5명, 17일 2명, 18일 8명, 19일 5명이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확한 시설내 감염경로는 확인 중이지만 방역당국은 최초 외부 유입 확진자가 A씨인 탓에 나머지 확진자를 A씨의 접촉자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부터 인근 성석동 일이삼요양원에서 집단감염 사태가 벌어져 입소자 30명 중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그중 70대와 80대 입소자가 결국 사망하기도 했다.

이 요양원은 요양보호사인 60대 남성이 교회 예배에 참석한 뒤 감염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됐다. 이 남성은 영등포구 큰권능교회 교인으로 현장 예배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달 29일 직전까지 요양원에서 일해 왔다.

또한 지난달 7일에는 H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 중이던 50대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무증상 상태로 며칠간 요양원에서 근무한 사실이 확인돼, 해당 시설이 2주간의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조치되기도 했다.

이밖에도 8월 13일 C요양원 요양모호사, 21일 D케어 시설장, 24일 G센터 요양보호사, 26일 H요양센터 요양보호사 실습생 등이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다행히 박애원과 일이삼요양원 외에 이들 요양원에서는 재빨리 확진자와 시설 이용자들의 접촉을 차단해 시설 내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재의 요양원 입구가 31일 폐쇄돼 있다. 2020.8.31/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이처럼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로 인한 감염은 시설 특성상 입소자들에게 치명적이다.

보건소 관계자는 “요양시설의 경우 건강이 좋지 않은 노인들이 많아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공동생활을 하고 종사자들이 다수의 입소자와 접촉하는 근무 특성상 너무나 쉽게 집단감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고양시는 19일부터 27일까지 코로나19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요양시설 591개소의 종사자 2만3000여 명에게 사적모임 제한(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Δ정규 미사·예배·법회 등 각종 종교 소모임 활동 및 행사 참석금지 Δ소모임 참석금지 및 대면 접촉 최소화 Δ근무시간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 준수 Δ근무시간 외 자가격리에 준하는 생활 수칙 준수 Δ집합제한시설 출입 자제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고발 조치와 함께 300만원 이하 벌금, 구상권 청구 등에 처해질 수 있다.

이는 이달 2일 일이삼요양원 사태가 벌어진 뒤 고양시가 내놓은 시설 대표자 및 종사자에 대한 ‘모임 참석 자제’ 1차 행정명령 보다 강화된 조치다.

고양시 관계자는 “현재 요양시설 종사자들이 의료진과 함께 누구보다 힘든 상황인 것은 이해하지만 조금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조금만 더 고생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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