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동아대, 학생들 반대에도 대면수업 전환 후 확진

21일 오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의 기숙사 입구.2020.9.21/뉴스1© 노경민©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부산에서 동아대 부민캠퍼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의 새 진원지로 떠오르면서 시민들이 불안해 하는 가운데 학교측은 대면수업 엿새만인 19일부터 다시 전면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했다.

학교 직원들은 마스크를 낀 채 현장 대처에 분주했고, 캠퍼스를 지나다니는 몇몇 학생들과 주민들은 서로 거리를 멀리 두며 발걸음을 옮겼다.


앞서 동아대는 부산지역 확산세가 누그러지면서 지난 14일부터 일부 강의를 대면으로 전환한지 엿새만에 기숙사와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재학생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21일 오전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에는 미화원과 경비원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거의 없어 한적했다. 현장 직원들만 코로나19 후속 조치에 바쁜 모습이었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터지면서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곳곳에 출입금지 띠가 설치돼 있다.2020.9.21/뉴스1© 노경민 기자

이날 캠퍼스에 있는 건물 대부분은 안전 펜스가 쳐진 채 접근이 금지돼 있었다.


집단감염이 시작된 동아대 기숙사의 문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조치에 따라 한시적 폐쇄' 문구와 함께 굳게 닫혀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학생식당 입구에도 빨간색 '출입금지' 띠가 설치돼 있었다.

확진 판정이 계속해서 나오자 동아대 학생들은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가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인해 학교 일부 시설이 폐쇄돼 불편함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매일 공부하는 공간마저 추가로 문을 닫게 되면 더이상 갈 곳이 없다며 노심초사한 모습이었다.

현장에 있던 동아대 대학원생 3명은 "같은 캠퍼스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큰 우려가 된다"며 "확산 여파로 학교 시설이 운영을 중단하면 당장 공부할 공간을 찾아야 해 너무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일각에서는 섣불리 대면 수업을 강행한 학교 측이 사태 악화의 주범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동아대 4학년 A씨는 "대면 수업이 강행됐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상당하다"며 "기숙사에 거주하는 일부 학생들을 상대로 나가라는 후속 조치가 있었다고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동아대는 9월 1~2주는 비대면 수업을 진행했지만, 3주차부터는 대면·비대면 수업을 병행했다.

일부 대면 강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이전 동아대 총학생회가 지난 9~13일 재학생 49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면 비대면 수업에 찬성한 비율은 56%에 달했다. 대면 수업을 원하는 응답자 비율은 5.6%에 불과했다.

이처럼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이를 외면한 학교 측의 안일한 인식이 이번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A씨는 "아직 코로나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이번 2학기는 모두를 위해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학교 통제로 인해 지난주 주말에 예정된 시험을 치지 못했던 학생도 있다. 학교 측에서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일 오전 동아대학교 부민캠퍼스 입구 근처에 설치된 '코로나19 발열상담센터'.2020.9.21/뉴스1© 노경민

코로나19 확산 위험에도 캠퍼스 건물 화단을 관리하는 미화원들은 정상적으로 출근했다.

미화원 B씨는 "지난주에도 일부 학생들만 대면 수업해 캠퍼스가 한적했지만, 오늘은 학생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며 "동아대에서 확산이 계속되고 있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동아대는 감염이 확산하자 지난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모든 수업을 비대면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한편 21일 부산시에 따르면 동아대 학생 3명이 추가 확진돼 동아대 부민캠퍼스 관련 감염자는 모두 12명으로 늘어났다.

동아대발 집단감염 여파로 부산지역 대학들도 속속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산외대, 한국해양대, 부경대가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했다. 부산예술대는 최소한의 인원으로 대면 수업을 유지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부산지역 대학들은 대면과 비대면 강의를 병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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