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80% "원격수업으로 격차 커져"…학부모 절반은 "불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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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1학기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조사 결과'(한국교육학술정보원 제공) © 뉴스1© 뉴스1

수도권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등교가 재개된 21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서울 강동구 한산초등학교를 방문, 4학년 학생들과 원격수업으로 인사하고 있다. 2020.9.2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학교 현장에서 등교·원격수업이 병행되고 있는 가운데 교사 10명 가운데 8명은 원격수업으로 인해 학생 간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수업에 대한 학부모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초등학생 학부모 45.9%, 중·고등학생 학부모의 52.4%는 학교 원격수업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와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지난 7월29일부터 8월1일까지 전국 초·중·고등학교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1학기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조사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조사에는 교사 5만1021명, 초등학생 21만3012명, 중·고등학생 21만2434명, 초등학생 학부모 21만3012명, 중·고등학생 학부모 16만7910명 등 총 85만7389명이 참여했다.

교사들은 원격수업으로 학생 간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전체의 79.0%('매우 커졌다' 32.7%·'커졌다' 46.3%)가 학습격차 심화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격수업 시행 이후 학생 간 격차가 '줄었다'는 응답은 3.1%, '매우 줄었다'는 응답은 0.2%에 불과했다.

교사들은 학습격차가 심화한 이유로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의 차이'(64.9%)를 꼽았다. 바꿔 말하면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학습격차가 커졌다는 이야기가 된다.

'학부모의 학습 보조 여부'(13.9%) '학생-교사 소통 한계'(11.3%) '학생의 사교육 수강 여부'(4.9%) 등 응답이 뒤를 이었다.

교육부·한국교육학술정보원 '1학기 원격교육 경험 및 인식조사 결과'(한국교육학술정보원 제공) © 뉴스1

학부모의 원격수업 만족도는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의 54.1%('매우 만족' 4.0%·'대체로 만족' 50.1%)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45.9%('매우 불만족' 10.8%·대체로 불만족 35.1%)는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중·고등학생 학부모의 경우 만족도가 더 낮아서 전체의 47.6%('매우 만족' 4.5%·'대체로 만족' 43.1%)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52.4%('매우 불만족' 10.3%·대체로 불만족 42.1%)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등학생만 대상으로 시행한 원격교육 도움도 조사에서는 전체의 68.3%('매우 그렇다' 15.4%·'그렇다' 52.9%)가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다만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응답도 전체의 8.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학교급에 관계 없이 자녀의 원격수업에 관여해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율에는 학교급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전체 학부모의 79.7%가 자녀의 원격수업에 도움을 준다고 응답했다. 중·고등학교는 학부모의 41.8%만 원격수업에 도움을 준다고 답변했다.

자녀의 원격수업을 위한 도움을 주는 것에 부담을 느낀다는 학부모는 초등학교는 46.1%, 중·고등학교는 35.8%로 조사됐다.

학교 현장에서 실시간 쌍방향수업이 이뤄지는 비율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교사의 14.8%만 실시간 쌍방향수업을 활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들이 1학기 때 가장 많이 활용한 원격수업 형태는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45.1%)이었다. 2가지 이상 수업 형태를 섞어서 활용한다는 비율은 40.9%로 조사됐다.

오직 실시간 쌍방향수업만 원격수업에 활용한다는 교사는 전체의 6.0%에 그쳤다.

박혜자 KERIS 원장은 "초기 인프라 측면에서의 접근성 확보에 머물렀던 현장의 원격수업에 대한 관심이 이제는 수업 콘텐츠의 질, 격차 해소 등 질적인 관점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단기적 대응이 아닌 온?오프라인 융합을 통한 맞춤형 학습 체제로의 학교 체제전환을 위한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