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차관 대만 방문 발끈한 中, 대만 방공식별구역 사흘째 진입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서울=뉴시스]미국재대만협회(AIT)는 27일 페이스북에 미국 애리조나주 루크 공군기지에서 공중 급유 훈련을 받는 대만 F-16 전투기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미국재대만협회 페이스북) 2020.08.28. [email protected]

미국 국무부 차관이 대만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발로 중국 군용기들이 사흘 연속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 양안(兩岸·중국과 대만)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의 무력시위에 대만 전투기가 긴급 대응 출격하는 등 군사충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21일 대만중앙통신 등은 지난 20일 오전 중국 군용기가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해 대만의 F-16 전투기들이 긴급 발진해 대응 기동과 경고 방송으로 격퇴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군용기는 지난 18일과 19일에도 대만 ADIZ에 진입한 바 있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 고위관료들이 대만을 방문하며 중국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지난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과는 단교했다. 그런데 지난달 초순 앨리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에 이어 지난 17일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의 대만 방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에이자 장관은 단교 이후 대만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이며, 크라크 차관은 국무부 인사로서는 최고위급이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 입장에선 미국이 대만 문제에 개입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ADIZ를 넘어가는 것을 통해 미국의 움직임에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중국은 대만 문제등 자신들이 정한 핵심이익과 영토 수호 문제에 대해선 강경하게 대응해 왔다"며 "전투기 추격은 단순히 대만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대응이라고 봐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중국은 크라크 차관의 대만 방문에 대해서 정당한 반격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크라크 차관은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을 면담하고 리덩후이(李登輝) 전 총통의 추도식에 참석하는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크라크 차관의 대만 방문은 중국에 대한 정치 도발"이라며 "중국은 정당한 반격을 할 것이며 미국은 완전한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안 통일을 실현하겠다는 결심은 확고하다"며 "대만 독립 지지는 실패할 수밖에 없으며 중국의 핵심이익을 훼손하고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는 중국의 강한 반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