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뺑소니, 기억 안난다"…英며느리의 뻔뻔한 변명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치고 달아난 뺑소니 운전자가 죗값을 치르게 됐다. 이 사고의 피해자는 운전자의 시아버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 레스터 형사 법원은 뺑소니 운전자 파테하 베굼 아베딘(29)에 위험운전 치상, 거짓진술 등의 혐의로 18개월의 징역형과 2년 9개월의 운전금지 조치를 선고했다.

아베딘은 2018년 2월 5일 저녁 운전을 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는 한 남성을 차로 치어 다치게 했다. 운전하면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던 탓이었다. 피해자는 차 앞쪽에 받혀 골반이 골절되는 등 중상을 입었고, 아베딘이 운전하던 차는 앞유리가 산산조각나고 와이퍼가 구부러졌다.

그러나 아베딘은 사고 후 피해자를 돕는 대신 그대로 운전을 해서 사고 현장을 빠져나갔다.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아보지도 못했다. 그가 도주하는 모습은 인근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담겨 경찰의 수사로 이어졌다.

아베딘은 자신의 뺑소니 사실이 발각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경찰이 더 많은 증거를 발견할 수록 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지어냈다. 처음에는 자신이 사고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다가 그는 자신이 사고를 저질렀을 수는 있지만 천식 발작으로 부분적인 의식 상실을 겪었다며 기억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핸드폰에서 유죄를 입증할 수 있는 32개의 문자메시지를 삭제하고, 경찰 조사 전에 앞유리를 수리했다.

하지만 결국 아베딘의 거짓말은 밝혀졌고 중상을 입은 피해자가 시아버지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위험한 운전으로 심각한 부상을 입힌 혐의와 수사에 방해를 준 혐의 등으로 죗값을 치르게 됐다.

아베딘의 재판 과정에서 중상을 입고 병원에 11일간 입원했던 그의 시아버지는 판사에게 선처해줄 것을 수차례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아버지는 진술서를 쓰면서도 아베딘이 가족에게 중요한 존재라고 호소했다.

판사는 "피고는 사고에 대해 알고 있었음에도 멈추거나 도움을 제공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피해자인 시아버지는 법정에 앉아 당신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표현하고 있다. 당신에 대한 처벌이 피해자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