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찬성한 '공정경제3법'…野 의원들 입장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이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에 당론을 모은다.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그동안 반대해왔던 법이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다. 당내 이견을 극복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국민의힘은 22일 오후 3시 화상 의원총회를 열고 공정경제 3법 관련 의견을 듣는다.


이미 김 위원장은 공정경제 3법을 찬성한다고 거듭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공정경제 3법 자체가 큰 문제가 있는 법이 아니다"며 "일부 의원들이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정할 게 있으면 내용이 고쳐질 수 있지만, 법 자체를 거부할 건 아니다"고 말했다.

공정경제 3법은 김 위원장의 평생 소신인 '경제민주화'에 해당하는 법안이다. 지난달 25일 국무회의를 거쳐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법안별 주요 내용은 △다중대표 소송제도 도입, 감사위원 분리 선임(상법 개정안) △사익편취 규제 대상 확대,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자산 5조원 이상 복합금융그룹 중 금융지주, 국책은행 등을 뺀 금융그룹을 감독 대상으로 지정(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이다.

정부여당의 기업규제 입법이라는 점에서 반대하는 당내 의견이 상당하다.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보수정당 철학에 맞지 않는 '반기업 입법'이라는 주장이다. 정부여당 추진 입법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들러리' 역할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재계의 강력한 반발 역시 국민의힘 내부의 반대 목소리를 키운다.


국민의힘이 2012년 불거진 경제민주화 갈등을 다시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당시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비대위원으로 활동하며 경제민주화를 앞세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이행하지 않았고 김 위원장은 "내가 사람을 잘못 봤다"며 지금까지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다만 당시 '친박'(친박근혜)이라는 당내 주류세력이 있었던 것과 달리 현재는 유력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한 세력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총선 참패 이후 당 재건에 나선 김 위원장의 영향력이 상당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의원들을 직접 설득해 공정경제 3법 입법 협조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 위원장과 함께 당을 이끄는 주호영 원내대표는 '신중론' 입장이다. 주 원내대표는 "쟁점 하나하나가 우리 기업,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정책위 중심으로 전문가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새로운 당색과 로고에 대한 의견도 모은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14일 빨강·파랑·노랑을 당색 초안으로 내놨다. 하지만 빨강·파랑·노랑은 당의 선명성을 흐리고,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당색인 분홍색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많았다.

당내 이견으로 당색 발표 시점은 18일에서 20일, 다시 21일로 연기됐다가 또 다시 이날 의원총회에서 의견 수렴과 조율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