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500만도즈 유통 과정서 일부 상온 노출"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청주=뉴스1) 장수영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청 브리핑실에서 국가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중단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문제가 발생한 백신은 13∼18세를 대상으로 무상접종을 하려던 물량으로 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돼 접종이 중단됐다. 2020.9.22/뉴스1

국가 예방접종용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500만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 중 일부가 유통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상온에 백신이 노출될 경우 단백질 함량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22일 충북 오송에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 관련 브리핑을 열고 "독감 백신 500만 도즈 중 일부가 상온에 노출됐다는 신고를 전날 오후에 받았다"며 "충분한 조사가 이뤄지기 전까지 예방접종을 일시중단하는 것이 안전하겠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독감 조달 계약업체가 유통과정에서 백신 냉장온도를 유지하지 않았다는 신고를 받고, 전날 밤 11시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문제가 된 백신은 이날부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을 시작하려고 준비한 13~18세 어린이 대상 물량이다. 다만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생후 6개월~9세 미만 어린이 예방접종 대상자에서 공급된 백신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청장은 "백신을 지역별로 재분배하는 과정에서 일부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다고 판단한다"며 "노출된 시간 등에 대해서는 정확히 조사하고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확히 어느 정도 물량에 문제가 있는지는 신고 내용과 업체 진술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객관적인 서류나 조사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아직 문제 백신에 대한 폐기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조사 후에 폐기 여부, 물량 등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질병청은 이미 공급된 백신에 대해 품질을 검증한 후 순차적으로 백신 접종을 재기할 계획이다.

정 청장은 "백신 제조상의 중요한 흠결 문제가 아니고 공급과정에서 냉장온도 유지가 안 된 사례가 신고된 것"이라며 "의료기관이 자체 확보한 물량에 대해서는 먼저 접종을 재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