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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현장에서 본 우리 개발협력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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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25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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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임훈민 주에티오피아 대사/사진=외교부
임훈민 주에티오피아 대사/사진=외교부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지난 3월 아프리카 동쪽에 위치한 에티오피아까지 밀려왔다. 3월 중순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초 발생한 직후 총리실로부터 한 통의 다급한 전화가 왔다. 한국과 코로나19 대응 협력을 희망한다는 내용이었다.

대사관은 우리 정부의 인도적 지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우리 기업과 NGO(비정부기구)들의 구호 물품이 신속하게 통관되도록 도왔다. 그 결과 우리나라는 민관 합동으로 발 빠르게 진단키트, 손소독제 등의 구호물품을 지원할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대사관은 우리 원조기관들의 공적개발원조(ODA) 재원을 과감하게 재조정하여 코로나19 대응 지원에 집중하도록 했다. 마침 외교부 본부도 ‘다 함께 안전한 세상을 위한 개발협력구상(ODA Korea: Building TRUST)’하에 에티오피아를 아프리카 중점 방역협력국으로 선정해 보건 및 방역 역량을 높이기 위한 맞춤형 지원에 나섰다. 이렇게 신속한 대규모 긴급지원으로 에티오피아 국민들에게 한국이야말로 진정한 우방이라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었다. 그간 축적되어 온 우리 ODA 역량과 대사관을 중심으로 한 '팀 코리아'(Team Korea) 시스템이 빛을 발한 성과였다.

우리는 그동안 에티오피아에 10억 달러가 넘는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원조를 제공하며 탄탄한 우호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농촌개발, 기술인력 양성 등 무상협력을 20년 넘게 지속해왔고 최근에는 유상차관을 통해 교통, 에너지 인프라 등 분야로도 협력을 확대했다. 3년 전 에티오피아에 부임한 후 개발협력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수많은 주재국 관계자와 현지인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이들은 한국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최빈국에서 경제규모 10위로 급성장한 우리나라의 개발경험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도 2018년 취임 직후부터 한국을 자국 발전 모델로 삼고 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개발협력 현장에 와보니 공여국으로서 높아진 우리나라의 위상과 국제사회의 기대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우리의 개발협력은 양과 질 모두에서 괄목한 만한 성장을 해왔다. 특히 10년 전 선진 공여국 모임인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은 우리 개발협력 역사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당시 본인은 본부에서 OECD DAC 가입을 담당한 과장으로 우리나라가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로 공식 인정받는 현장에 있었다. 파리에서 개최된 OECD DAC의 '대한민국 가입에 관한 특별회의'에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24번째 DAC 회원국으로 가입하는 순간 자부심과 함께 국제 개발협력 규범을 따라가기 위한 숙제를 한 아름 받아들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지난 10년간 국제적인 개발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개발효과성을 높이고 수원국에 꼭 필요한 지원을 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경제 규모에 걸맞는 ODA 규모 확대, 수원국 주인의식 증진, 현지 적합형 사업 발굴 등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또한 ODA 사업을 수행하는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늘어나고 기업, NGO 등 개발협력 주체들이 다양해짐에 따라 이들과 협력을 강화해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에티오피아에서는 대사관을 중심으로 분기마다 현지에 진출한 공공기관, NGO, 기업 등과 함께 ODA 협의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협의체 등을 통해 팀 코리아를 실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선진원조’를 목표로 DAC에 가입한 지 10년이 지났다. 우리의 원조 규모도 이미 연간 3조원을 넘었다. 우리 ODA가 협력대상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면서 우리나라의 국격을 제고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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