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연, '햄버거병' 유발 독소 고감도 휴대용 간편 검출 기술 개발

머니투데이

대전=허재구 기자

용혈성요독증후군(HUS)질환을 유발하는 장출혈성대장균의 감염원과 핵심병인독성물질인 시가독소의 인체장기손상경로./사진제공=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질환연구센터 이무승 박사팀과 국립한밭대학교 구치완교수팀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일명 '햄버거병'으로 알려진 용혈성요독증후군(HUS질환)을 유발하는 장출혈성대장균에서 분비되는 핵심독소인 '시가독소'를 고감도로 간편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시가독소'란 장출혈성대장균이 병원체외부로 뿜어내는 대장균독성단백질로 인체에 강하게 부착해 콩팥, 중추신경계 등 인체 중요장기의 기능에 장애를 직접적으로 유발한다.

현재 시가독소를 검출하기 위해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PCR 검출법이나 항원-항체 시험법은 숙련된 기술자나 오랜 전처리시간, 그리고 현장에서 고감도로 판별하는데 한계가 있어왔다. 따라서 신속·간편·정확한 시가독소 검출기술개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연구팀은 장출혈성대장균에서 분비되는 핵심병인자인 시가독소를 신속하고 간편하게 검출할 수 있는 무게 770g정도의 '휴대용 고감도 검출기기'를 개발했다.

시가독소가 체내 센서 역할을 하는 특이적인 지질수용체에 결합할 때 신호가 측정되고 수용체가 없을 때는 감지가 안되는 기능을 갖췄다.

이 휴대형 검출기기는 고정밀 측정기기의 도움없이, 자체 시스템만으로 형광분자를 검출 할 수 있으며 110 pM의 높은 민감도를 가져 낮은 농도의 시가독소 단백질을 검출할 수 있다. 또 마이크로컨트롤러를 이용해 주변 컴퓨터나 기타 기기의 도움 없이 실시간으로 LCD디스플레이에 독소 검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현장 식중독 검출 및 형광을 이용한 다른 유형의 생물학적 및 의료 분석에서 다양한 잠재적 응용을 가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량의 DNA를 검출하도록 설계된 휴대용 PCR 시스템에도 적용될 수 있어 앞으로 기존 검출 방식보다 신속·간편한 바이오센서 기술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책임자인 이무승·구치완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우리 실생활 먹거리나 많은 농식품 재료에 오염될 수 있는 시가독소생산 대장균, 리스티리아, 살모넬라 등에 의한 감염체를 오류없이 검출하는 휴대형 검출기기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논문은 생물학 분야 저널인 플로스원(Plos One) 7월 16일자(한국시각 7월17일)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