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점 '1년 이상' 운영해야 가맹점 모집 가능

앞으로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는 가맹본부만 가맹점 모집이 가능해진다. 가맹본부가 가맹점 비용으로 광고·판촉행사를 할 때에는 반드시 사전에 동의를 받아야 한다.
직영점 1년 운영해야 가맹점 모집 가능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공동취재사진) 2020.09.21. [email protected]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마련해 오는 28일부터 11월 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


가맹본부 직영점 1년 이상 운영 의무화 조항이 포함됐다. 가맹점을 모집하기 전 직영점 운영을 통해 사업 경험·노하우를 확보하도록 해 가맹점주가 애먼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2015년 가맹사업을 시작한 1020개 브랜드 중 53.7%(548개)가 3년 내 사업을 중단할 만큼 ‘부실한 가맹본부’ 문제가 큰 상황이다.

신규 가맹본부 설립이 지나치게 제한되지 않도록 가맹본부 임원이 운영한 점포도 직영점으로 인정한다. 별도 면허를 받은 가맹사업 등 직영점 운영이 불필요한 경우에는 법 적용 예외를 인정한다.

가맹본부가 가맹점 부담으로 광고·판촉행사를 하려면 사전에 일정 비율 이상가맹점주로부터 동의를 받도록 했다. 동의 비율은 시행령을 통해 확정한다. 지금은 가맹본부가 먼저 광고·판촉행사를 실시한 후 비용 집행 내역만 가맹점에 사후 통보하도록 규정돼 일방적 비용 떠넘기기에 노출돼 있다.

소수 가맹점 반대 때문 판촉행사가 무산되지 않도록 동의하는 가맹점만 참여하는 ‘분리 판촉행사’를 허용한다. 사전에 가맹점으로부터 기금 형태로 자금을 받아 실시하는 광고·판촉행사는 이미 서면계약으로 비용 부담 수준이 결정된 점을 고려해 사전 동의제 예외로 인정한다.


단순 사실관계 확인만으로 위법성을 판단할 수 있는 6개 위반행위에 대해선 지자체가 직접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다. 공정위의 현장 대응에 한계가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아울러 공정위는 연간 매출액이 5000만원 미만인 소규모 가맹본부에도 정보공개서 등록, 가맹금 예치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가맹점단체 신고제 도입...‘본사의 협상거부 금지’는 안 담아공정위는 가맹점사업자단체(이하 가맹점단체)가 신고 절차를 거쳐 대표성을 확인받을 수 있도록 ‘신고제’를 도입한다. 현행 가맹사업법은 가맹점단체가 가맹본부에 거래조건 협의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해당 단체의 자격을 확인해주는 절차가 없어 가맹본부가 대표성을 문제 삼아 협의에 응하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

공정위는 가맹점단체가 일정 비율 이상 가맹점이 가입했다는 사실 등을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신고하도록 할 계획이다. 가맹점 가입 비율은 '30% 이상'으로 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며, 추후 시행령 개정을 통해 확정한다. 복수의 가맹점단체가 가맹본부에 협상을 요청하면 신고된 가맹점단체와 우선 협상하도록 규정할 방침이다.

가맹점단체가 협상을 요구할 경우 가맹본부가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수 없도록 하는 방안은 개정안에 담지 않았다. 현행법은 ‘가맹점단체의 협의를 요청받은 경우 가맹본부는 성실하게 응해야 한다’고만 규정돼 구속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선 가맹본부에 지나치게 불리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당 사안은 입법 취지에 공감하지만 세부 내용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정부 개정안에는 담지 않았다”며 “향후 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