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같은 '파격조건'…인천공항 면세점, 이번엔 흥행할까

(인천공항=뉴스1) 정진욱 기자 =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 터미널(T1) 면세점 4기 사업자 재입찰이 참여 저조로 결국 유찰됐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참여하지 않으면서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았다.사진은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공사 면세점의 모습.2020.9.23/뉴스1

인천국제공항이 제4기 제1터미널(T1) 면세사업권 운영사업자 재공고를 냈다. 전날 참여 업체수 미달로 유찰된 6구역 모두 같은 조건으로 재공고를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3일 T1 대기업 사업권 4곳(DF2/DF3/DF4/DF6)와 중소·중견사업권 2곳(DF8/DF9) 사업자에 대한 재공고를 냈다. 입찰 참가를 원하는 기업은 다음달 5일부터 12일 오후 4시까지 신청서를 내야 한다. 이후 사업자들은 다음달 13일 오후 4시까지 사업제안서와 가격입찰서를 제출하면 된다.

조건은 지난번과 같다. 인천공항은 지난 8월 1차 공고때 유찰된 6곳 재공고를 하면서 각 사업권 임대료 최저입찰가격(최저수용가능금액)을 1차때보다 약 30% 가량 낮췄다. 또 코로나19 영향이 없던 지난해 월별여객수요 60% 이상을 회복하기 전까지 매출액과 연동된 영업료(매출액*품목별 영업요율)를 납부하도록 했다.
똑같은 조건…수의계약 기회?

/사진제공=인천국제공항

전날 인천공항이 재입찰 공고를 내놓은 6곳 모두 참여업체수 미달로 유찰됐다. 대기업 사업권은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롯데면세점은 주류·담배·식품 사업권에, 신세계면세점은 패션·기타 사업권 입찰에 각각 참여해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중소·중견 사업권도 한 업체만 입찰에 참여해 경쟁 입찰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국가계약법상 국가 상업시설은 두 차례 유찰되면 수의계약(경쟁계약이 아닌 임의로 상대를 선정해 계약 체결하는 것)을 맺을 수 있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이번에도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단독 입찰에 참여한 업체와 수의계약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다시 눈치게임이 시작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 단독 입찰할 경우 경쟁 없이 그대로 인천공항 10년 사업권을 따낼 수 있어서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지난번과 똑같은 상황이 연출되거나 업체들의 베팅 금액(입찰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 면세점은 이미 입찰에 참여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상태다. 입찰에 참여했던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 입장에선 본인이 낸 가격 그대로 낙찰될 확률을 고려해, 가격을 더 소극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매력 떨어졌다" 지적도

(인천공항=뉴스1) 정진욱 기자 =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2020.6.3/뉴스1

일각에선 인천공항의 매력도가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따이궁(代工·대리구매상)과 관광객들이 공항 면세점에서 큰 금액을 지출하지 않는 추세"라며 "지금까지도 시내면세점 수익이 공항면세점 적자를 메워주는 구조였는데 코로나로 적자폭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체 면세점 매출액 1조 2516억원 중 시내면세점이 1조 1807억원 약 94%를 차지한다. 공항 출국장 면세점 매출액은 전체 2% 정도인 268억원에 그쳤다.

또 다른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5년+5년(10년)'이란 긴 계약기간이 큰 메리트로 꼽혔지만 지금은 코로나 여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어 더 큰 위험부담을 안고 가는 상황이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