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 점령하는 中…韓 M&A는 '제자리'"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한국 IT업체들의 M&A(인수·합병) 활용도가 중국이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5년(2005~2019년)간 글로벌 IT M&A 시장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연평균 22.9%의 증가율을 보이며 가장 빠른 성장을 보였다고 23일 밝혔다.

이 때와 최근 5년(2016~2020년)간의 시장 점유율을 분석해보니 미국은 두 기간 모두 1위를 수성했으나 점유율은 32.6%에서 25.5%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은 2.4%에서 4.4%로 상승하며 9위에서 5위로 상승했다.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1.9%에서 2.3%로 소폭 상승했음에도 순위는 15년간 12위에 머물렀다. IT 세부산업(반도체·소프트웨어·IT 하드웨어·통신 서비스)별 M&A 현황을 살펴봐도 한국은 반도체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중국에 밀렸다.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한국(19%)보다 뒤처진 5%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이 활발한 M&A로 한국을 추격하는 형국이다. SW(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중국이 같은 기간 103건의 M&A를 성사시키며며 64건인 한국을 추월했다.

IT 하드웨어 역시 중국이 279건의 M&A로 2위를 차지했지만, 한국은 92건으로 8위에 그쳤다. 통신 서비스에서도 한국(111건·14위)은 중국(187건·8위)에 뒤졌다.

중국의 대표 IT 양대산맥인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공격적인 M&A로 현재 전 세계 시가총액 10위권 기업에 들었다. 두 기업의 2008~2019년 간 M&A·투자 건수는 각각 713건, 502건에 달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디지털 이코노미 시대 기술 M&A는 글로벌 기업의 핵심 성장전략으로, 중국은 블랙홀처럼 첨단기업들을 빨아들이고 있다"면서 "M&A를 기업 성장전략으로 인정하고, 지주회사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허용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