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공기청정기 '허위 성적서' 잡는다…교육부 실태조사 나서

수도권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가 등교수업을 재개한 지난 21일 서울 소재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뉴스1 © News1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감사원이 교실 공기청정기 설치사업과 관련해 입찰 시 필터 성적서를 허위로 제출한 업체를 적발한 가운데 교육부가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24일 교육부에 따르면, 최근 교육부는 17개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고 공기청정기 설치사업에서 부적정 계약사례가 확인된 경우 해당 사례와 후속조치 계획을 작성해 25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교육부는 공문에서 "감사원에서 '미세먼지 관리대책 추진실태' 감사결과를 통보하면서 공기청정기 설치사업 관련 부적정 계약사례 실태조사와 후속조치를 요청했다"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 2018년 교실 내 공기정화장치 사업을 확대해 이듬해까지 전국 학교에 공기청정기 36만5337대를 설치했다. 31만8788대(87%)는 임대차 계약을 맺어 유지·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감사원이 임대차 업체가 입찰 시에 제출한 공기청정기 필터 성적서를 검토한 결과, 6개 업체가 교육청 요구 등급을 만족하기 위해 다른 제품에만 장착되는 고성능 필터의 성적서를 제출해 낙찰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6개 업체 중 3곳은 교육지원청 입찰 정량평가에서 필터 최소 요구등급을 만족하지 못하거나 적격기준점수에 미달됐음에도 최종 낙찰자로 선정돼 533개 학교에 공기청정기를 공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지난 2018년 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추진된 공기청정기 설치사업에서 부적정 계약사례를 파악 중이며 감사원에 부당한 성적서 제출 여부를 전수조사한 후 계약 위반 등에 관한 후속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다만 감사원은 다른 제품에만 장착이 가능한 고성능 필터인지 여부는 서류상으로는 검증이 불가능해 담당 공무원 귀책으로 인한 부적격자 선정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감사원은 실태조사에서 교육부에 공기청정기 필터 성능 미달 사례와 관련해 시·도교육청 등에서 필터 성적서 제출 여부만 확인하고 임대차 업체가 제출한 필터 성적서가 적정한지는 검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임대차 업체가 입찰에 제출한 일부 공기청정기 필터 성적서를 점검한 결과 필터 원단만 마스크 기준으로 시험한 결과를 제출하는 등 교육청에서 계약조건으로 요구한 필터 등급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감사원이 공기청정기 필터를 해당 규정에 맞게 시험한 결과 일부 제품은 계약조건에 맞는 필터 성능 기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공기청정기의 각종 성능이 계약조건을 만족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면서 "학교에 설치된 공기정화장치가 효율적으로 설치·관리될 수 있도록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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