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0명' 북한…국경엔 무자비한 '사살령', 왜

북방한계선(NLL) 인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 해상에서 업무중 실종된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A씨가 탑승한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사진=뉴시스(서해어업지도관리단 제공)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우리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 총격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한 극단적인 방법으로 보이는데, 외부에는 '확진자 0명'을 자랑하며 속내는 코로나 사태에 극도로 긴장해 있는 북한의 실체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24일 복수의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어업지도 공무원 A씨(47)는 해상을 표류하던 중 북한 해역에서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A씨가 조류에 휩쓸렸는지, 월북이 목적이었는지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정보당국은 북측이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A씨의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잠정 파악하고 있지만, 정확한 경위 등은 국방부가 추가로 공개할 계획이다.

북한의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접경지역 사살령은 이미 외부에 알려진 사실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 10일 (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화상회의에서 "중국과 국경에 북한의 특수부대가 배치됐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또 "그들은 무단으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오는 이들을 사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면서 "북한의 열악한 의료체계를 생각하면 사살하라는 명령이 이해가 된다"고 덧붙였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6·25전쟁 70주년 유엔군 참전의 날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7.27/사진제공=뉴스1

북한은 중국발 코로나19를 차단하기 위해 올 1월부터 북중간 국경을 통한 주민 왕래와 외국인 입국을 전면 차단하고, 중국·러시아를 오가는 항공기와 국제철도 운행도 중단한 상태다. 이에 따라 대외교역량은 급감했다. 중국 해관총서(한국의 관세청에 해당)는 작년 1~7월 14억7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였던 북한의 대중 교역액이 올해 같은 기간엔 4억8452만달러(약 5800억원)으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북한의 경제난 심화는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북한이 접경지역 사살령이라는 극단적인 대책까지 꺼내 북한 봉쇄에 나선 것은 그만큼 국내 코로나 사태가 심각하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명목상 코로나19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견되지 않은 '코로나 청정지대'다. 하지만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국제기독교 선교단체 오픈도어스는 북한 내부에 코로나19 환자들이 있는 것으로 믿고 있으며, 달리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단도 없다고 판단했다.

이 단체의 사이먼 북한담당관은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19를 귀신병이라고 부른다"며 "영양실조에 걸린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앓다가 갑자기 죽는다"고 전했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지난달 3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쪽에 코로나19 환자가 있을 거라는 판단 속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