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문 대통령, '사살' 보고 받고도 종전선언 제안…대통령 자격 없다"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서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서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의 피살 보고를 받고도 UN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국민을 지킬 의지가 없다면 대통령 자격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망 관련 기사를 올려놓고 "국민 사살돼 불태워졌는데도 북에 구애(求愛)한 문 대통령, 대통령 자격 없다"고 적었다.

이 기사는 국방부가 지난 22일 밤 11~12시 해수부 공무원 A씨(47)가 북한 측에 피살됐다는 사실을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 보고했다는 내용이다.

국방부 보고 이후인 지난 23일 오전 1시25분쯤(한국시간)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나아가 세계질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라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하 의원은 "북한이 또다시 천인공노할 만행 저질렀다. 실종된 우리 국민을 의도적으로 사살하고 불태웠다"며 "장성택 참수 등 문명국가에선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북한에선 서슴없이 자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실을 보고 받은 문 대통령은 몇 시간 뒤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과 남북보건협력을 북에 제안했다"며 "기가 막히고 억장이 무너집니다. 우리 국민이 총에 맞아 죽고 시신이 불태워졌는데 북한에 구애한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라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북한인권에 눈감더니 이제는 우리 국민의 생명마저 외면하십니까"라며 "문 대통령이 유엔연설에서 하셨어야 할 말은 공허한 종전선언이 아닙니다. 북한의 만행에 대한 강력한 규탄과 그에 상응한 대응조치를 천명하셨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21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어업지도 공무원 A씨는 해상을 표류하던 중 북한 해역에서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국방부는 24일 브리핑에서 A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