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환경단체 "낙동강 생태공원 추가 파크골프장 계획 철회하라"

24일 오전 10시 부산환경회의가 부산시청 앞에서 '삼락생태공원, 화명생태공원 파크골프장 조성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2020.9.24/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부산지역 환경단체가 낙동강 인근 삼락, 화명생태공원의 파크골프장 추가 조성 계획을 당장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40여개의 환경단체로 구성된 부산환경회의는 24일 오전 10시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명과 삼락생태공원 둔치부에 미니 파크골프장을 조성하는 등 부산시의 무분별한 둔치 이용은 그동안의 낙동강 보전 노력을 무색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12일 사상구 삼락생태공원에 3만8000㎡ 크기의 임시 파크골프장이 개방됐다. 당초 공원에는 36홀(5만2000㎡)과 9홀(9800㎡) 규모의 파크골프장 2곳이 있었지만, 추가로 1곳이 더 늘어난 것이다.

이에 더해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는 지난달 23일 북구 화명생태공원에 국비 1억5000만원과 시비 3억5000만원을 투입해 추가로 파크골프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심 속 공원에서도 가능한 파크골프는 골프와 규칙이 비슷하지만, 기존 골프장보다 규모가 작은 9홀이나 18홀에서 진행되며 게이트볼과 유사한 스포츠다. 일반 골프공보다 크고 부드러운 플라스틱 공을 사용한다.


문제는 생태공원 속 파크골프장 조성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이다. 골프 이용객들은 환영의 뜻을 보내고 있지만, 환경단체는 잔디 골프장 특성상 보존 가치가 높은 생태공원의 생태계를 훼손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반대하고 있다.

단체는 "삼락생태공원은 지리적으로 낙동강과 접해 있고 낙동강 둔치에는 멸종위기종, 희귀식물이 서식하고 있다"며 "둔치 수변은 철새도래지로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으로 이용시설이 근본적으로 들어서면 안 되며 보호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설치 공간인 낙동강 하구 둔치는 시민 모두를 위한 공간"이라며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를 중심으로 하는 각종 체육시설의 설치는 공공의 이용을 제한하는 행위이고, 특정집단을 위한 세금 낭비 시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래세대에게 새로운 실패 사례로 평가되기 전에 당장 중단해야 할 사업"이라며 "인구밀도가 높은 부산은 도심 내 공원과 자연휴식처가 부족하기 때문에 강변 공간의 일부를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450만평 낙동강 둔치의 가치를 고려해 해당 공간이 부산시민들에게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도록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해 구획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체는 "지금은 파크골프장을 고민할 때가 아니다"며 "세계적인 생태, 지질유산인 낙동강 하구와 생태축을 고려해 하굿둑이 개방된 이후의 변화를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낙동강 관리본부는 생태계 관리 전문가 영입해 새로운 조직을 구성하라"며 "시민 이용 요구시설 및 현재 이용하고 있는 구간은 철저한 재평가를 통해 재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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