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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한수, 테슬라는 아이폰 '앱스토어' 따라할 수 있나?[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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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종태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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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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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22년 세계 최초 라디오 상업 방송인 미국 WEAF 이후 전 세계 라디오 방송들이 엄청나게 공짜 음악을 틀어댔다. 그 전까지 음악 시장을 독식했던 음반사들의 대응은 간단했다. “대항하라. 라디오 무료 음악은 음반업계 전체를 위협하는 존재다.” 음반사는 라디오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도 냈다. 하지만 라디오 방송사들은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았다.

그렇다면 음반사는 어떻게 됐을까? 라디오 방송사들이 공짜로 음악을 틀어주니 모두 망했을까? 아니다. 오히려 이후 수십년간 음반사의 앨범 판매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라디오가 앨범 홍보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라디오 방송에서 들은 음악이 너무 좋아 앨범을 샀다.

1981년 이번에는 MTV가 등장했다. MTV는 24시간 내내 음악 영상을 틀었다. 이번에도 음반사들 대응은 단순명료했다. “대항하라. 파격적이고 멋진 비디오와 함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MTV는 음반업계 전체를 위협하는 존재다.” 그러나 MTV 도 음반사들의 앨범 판매량을 줄이진 않았다. 오히려 MTV가 내보내는 뮤직 비디오는 젊은 층 사이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며 음반사도 깜짝 놀랄 마케팅 수단이 됐다.

2.
2012년 미국 NBC 방송은 런던올림픽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전 세계에 내보내는 실험을 했다. TV를 켜지 않아도 사람들은 실시간으로 올림픽 경기를 핸드폰으로 볼 수 있었다. 원래 방송사들이 ‘라이브 스트리밍’을 대하는 태도는 음반사들과 다르지 않았다. “대항하라. 라이브 스트리밍은 텔레비전 앞에 모이는 시청자들을 빼앗아 갈 것이다.” 방송사들은 라이브 스트리밍에 무조건 맞서 싸워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라이브 스트리밍이 방송사 시청자들을 감소시키거나 광고수익을 갉아먹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런던올림픽이 열리던 그해 여름 NBC는 황금시간대 TV 시청률이 크게 올랐다.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선수들의 경기를 본 사람들이 TV를 통해 더 많은 장면들을 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이 뿐 아니다.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도 NBC는 라이브 스트리밍 효과 덕분에 시청률 고공행진을 계속 유지했다. 라이브 스트리밍 효과에 깜짝 놀란 NBC는 이후 슈퍼볼 경기는 물론 아스날 축구클럽 경기에 이르기까지 스트리밍 서비스를 계속 늘렸다. 이제 라이브 스트리밍은 전 세계 스포츠 빅이벤트를 관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됐다.

3.
스티브잡스는 매킨토시 컴퓨터가 왜 이렇게 안 팔리는 지 이해할 수 없었다. 복잡한 프로그램 설치 없이 코드만 꽂으면 바로 쓸 수 있고,직관적 사용법으로 컴맹들도 편안하게 쓸 수 있었다. 디자인은 더 말할 나위 없이 멋졌다. 그러나 매킨토시 점유율은 글로벌 시장에서 15%를 넘지 못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애플은 매킨토시의 프로그램 개발을 회사 밖 개발자들이 하지 못하도록 막아놨다.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연결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제품도 별 볼 일 없어진다.

이를 간파한 잡스는 2002년 출시한 아이팟에선 전혀 다른 승부수를 띄운다. 당시는 이미 리라나 노마드, 리오X 같은 걸출한 MP3 제품이 시장을 장악한 상태였다. 그런데도 후발주자 아이팟은 입소문이 나며 MP3 시장의 85%를 거머줬다.

대박 비결은 아이팟의 제품력이 아니라 아이튠즈 스토어에 있었다. 소비자들은 여기 올라온 20만곡을 원하는 대로 다운 받을 수 있었다. 소비자들은 이 점에 열광했다. 클릭 몇번으로 자신의 아이팟에 원하는 곡을 얼마든지 다운 받을 수 있다는 ‘공유’와 ‘연결’은 아이팟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4
‘콘텐츠의 미래’ 저자 바라트 아난드 교수는 잡스가 부랴부랴 아이폰 앱스토어를 개장한 이유도 찾아냈다. 잡스는 당시 아이폰 사용자들이 아이폰 이용시간의 절반은 통화가 아니라 카메라나 날씨, 계산기 같은 9개의 기본 앱을 쓰면서 보낸다는 데 주목했다.

잡스는 여기서 착안해 전 세계 개발자들에게 아이폰 앱 개발을 오픈했고, 2년만에 5만여명의 개발자들이 앱 10만개를 개발해 앱스토어에 올렸다. 애플이 앱 수익을 개발자에게도 나눠줬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너도 나도 뛰어들었다. 이것이 신의 한수였다. 아이팟에서 공유와 연결의 파괴력을 깨달은 잡스는 아이폰에도 똑같은 문법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도 테슬라 전기차에 아이폰식 전략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른다. 무엇보다 완전 자율주행으로 우리 눈과 귀가 자유로워진 상황에서 테슬라가 어떤 앱스토어로 판을 깔지 주목된다. 완성차도 이제 아이폰처럼 하드웨어 판매보다 소프트웨어로 돈을 버는 시대가 오고 있다. 이 거대한 변화를 예전 음반사나 방송사처럼 “대항하라”로 맞설 수 있을까.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신의 한수, 테슬라는 아이폰 '앱스토어' 따라할 수 있나?[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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