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퍼즐'로 게이머 속인 넥슨…과징금 9억→4500만원된 사연

넥슨의 연예인 퍼즐 이벤트 광고 화면/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가 넥슨의 전자상거래법 위반을 적발해 부과한 과징금이 20분의 1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넥슨이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걸었는데, 법원은 넥슨의 위법을 인정하면서도 과징금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공정위는 최근 소회의(심의)를 열어 넥슨의 과징금 재산정·부과 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넥슨에 부과된 과징금은 당초 9억35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지난 2018년 공정위는 넥슨의 확률형 아이템 관련 법 위반을 적발한 바 있다. 넥슨은 게임 ‘서든어택’ 유저에게 ‘연예인 카운트’(가수 아이유, 트와이스 등 연예인 캐릭터와 부가 기능을 제공하는 확률형 아이템)를 판매하면서, 구매 때마다 ‘퍼즐조각’을 지급했다. 16개 퍼즐조각을 모두 맞추면 아이유 오프라인 행사 초대권 등을 주기로 했다.

문제는 서든어택 유저가 아무리 연예인 카운트를 많이 구매해도 16개 조각을 모두 맞추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나올 확률이 0.5~1.5%에 불과한 이른바 ‘레어 퍼즐조각’ 때문이었다. 한 게임 유저는 아이유 퍼즐을 맞추기 위해 46만원을 들여 연예인 카운트를 640개나 구입한 사례도 있었다. 이렇게 낮은 확률인데도 넥슨은 ‘퍼즐조각 1~16번 중 랜덤으로 지급’이라고만 알려 게임 유저는 각 퍼즐을 획득할 확률이 같거나, 비슷할 것으로 오해했다는 것이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는 넥슨에 과징금 9억3500만원을 부과했는데, 넥슨은 공정위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서울고등법원은 넥슨의 전자상거래법 위반을 인정하면서도 과징금 산정이 잘못됐다며 납부명령 전체를 취소했고, 대법원은 해당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법원이 문제 삼은 것은 공정위가 과징금을 산정하기 위해 활용한 ‘관련 매출액’이다. 공정위는 연예인 카운트를 구매한 직접적 이유가 ‘퍼즐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고 판단하고 관련 매출액을 약 73억원으로 산정, 위반일수 등을 고려해 과징금 9억3500만원을 부과했다. 그러나 법원은 퍼즐과 무관하게 연예인 카운트를 구매한 경우도 관련 매출액에 포함돼 있으며, 퍼즐이 직접적 원인이 됐는지 여부를 구분해 관련 매출액을 산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렸다.

법원 판결에 따라 공정위는 전자상거래법상 ‘관련 매출액 산정이 불가능한 경우’로 보고 관련 규정에 따라 과징금을 다시 매겼다. 공정거래법과 전자상거래법에 따르면 사업자의 법 위반이 ‘영업정지’가 필요한 사안이더라도 이에 따른 소비자 불편이 예상되면 영업정지에 갈음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1일당 50만원에 영업정지기간 90일을 곱해 4500만원 과징금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