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에 추월당한 1·3차 추경사업…집행률 21% 어떻게 짰길래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2020년도 제4회 추가경정예산안'이 통과되고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본격적으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기존 코로나19(COVID-19) 대책 중 공공일자리 대책과 고용안정장려금 등 일부 사업 집행률이 5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성 지원사업이 많은 4차 추경에 추월당하는 사업이 속속 나오면서 기존 대책설계와 심사가 엉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기획재정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가 4차 추경 이전 마련한 277조원 규모 코로나19 대책 가운데 공공일자리 대책 예산 실집행률은 21.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3차 추경을 통해 전국에 4개월 동안 공공일자리 30만개를 만든다는 목표로 1조2061억원을 편성, 지방자치단체에 8443억원을 교부했다. 이 가운데 지자체가 실집행한 금액은 2564억원이다.

이달 10일 기준 공공일자리 참여인원은 21만명으로 정부 목표치에 9만명 미달한다. 정부와 지자체가 남은 공공일자리 예산을 사용하려면 추석 이후 3개월 동안 30만명 이상이 공공일자리 사업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문위원은 "공공일자리 예산 실집행률이 낮은 것은 지자체의 준비부족이 아니라 근로사업 수요부족에 따른 것"이라며 대책 설계가 미흡함을 지적했다.

앞선 공공일자리 예산이 남아있는 상태지만 공공일자리 사업은 4차 추경에서도 포함됐다.

정부는 2만4000명에게 2개월 동안 평균 6시간씩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804억원을 쓸 예정이다. 공공일자리 집행률 저하 문제는 국회 행안위의 예산 예비심사에서도 거론됐지만 통신비 등 다른 쟁점에 밀려 원안 그대로 통과됐다.

달서구 희망일자리사업 참여자들이 15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곡동 한 카페에서 취약계층에게 전달할 면마스크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차 추경에서 금액을 늘린 워라밸일자리 지원 예산 집행률도 50%를 넘지 못했다. 정부는 1차 추경 당시 단축근무 시행을 지원하는 '워라밸일자리 장려금' 예산을 143억원에서 507억원으로 늘렸다. 이 가운데 8월 말 기준 집행액은 157억원에 그쳤다. 집행률은 31.1%다.

3차 추경에서 21억원가량 지출액을 줄인 정규직 전환 지원금 집행액은 82억원으로 전체 예산 160억원 중 절반을 겨우 넘겼다. 이밖에 3차 추경 중 1400억원을 투입한 8대 소비할인쿠폰 사업도 지난달 중순 사업 초기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며 집행을 미뤄둔 상태다.

이들 사업 모두 현금성 사업이 주를 이루는 4차 추경에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돼 집행률을 끌어올리거나 예산 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 측은 "긴급재난지원금 등을 최대한 조기에 지급하는 등 집행에 만전을 기해왔다"며 "남은 정책대응 패키지를 신속히 집행하면서 4차 추경 긴급재난지원 패키지도 추석 전 최대한 지원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