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이번엔 적자 탈출?…세계 1·2위 업체 뜻밖 사고 '반사익'

지난 7분기 연속 영업손실이 계속됐던 OCI (92,600원 ▼300 -0.32%)가 올 하반기에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세계 1위 업체인 중국 보리협흠에너지(GCL)의 대규모 폭발 사고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어 당분간 안정적인 실적이 기대된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3분기 OCI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20억원으로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42억원에서 흑자 전환될 전망이다.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도 170억원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OCI가 2022년까지도 영업이익 흑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한다.
中 1·2위 업체 생산 차질에 폴리실리콘 가격 회복OCI의 올 하반기 실적 개선 근거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 회복이다. 2018년 초까지만 해도 kg당 18달러 수준이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중국의 저가 공세와 공급 과잉으로 지난 6월 kg당 6.2달러까지 하락했다. 불과 2년 만에 3분의 1 가격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지난 7월 전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중국 GCL 신장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폴리실리콘 가격은 kg당 10~11달러 수준으로 회복했다.

GCL 뿐 아니라 중국 신장 지역 내 또 다른 폴리실리콘 업체들도 지난 7월부터 코로나19(COVID-19) 재확산으로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 8월엔 세계 2위 폴리실리콘 업체 중국 통웨이의 자회사도 홍수 때문에 공장 가동을 멈췄다.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을 주도해온 중국 업체들의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OCI에게 기회가 생겼다. 현재 OCI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생산하는 말레이시아 공장(연산 2만7000톤) 가동률은 1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OCI가 올 초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규모를 축소한 것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OCI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지난 2월 군산 공장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연산 5만2000톤)을 철수하고 그 중 일부는 고가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라인으로 전환한 바 있다.

태양광 밸류체인(가치사슬) 중 폴리실리콘의 윗 단계인 잉곳이나 웨이퍼 업체의 증설이 하반기에 계획된 것도 호재다. 업계에선 태양광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폴리실리콘 가격도 10달러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본다.


OCI는 지속적인 원가 절감 노력 끝에 지난 2분기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원가를 kg당 8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연말까지 10~20% 추가 절감이 목표다. 이전까진 원가가 판매가보다 높아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상황이었다면 이번 하반기부턴 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과산화수소 사업도 "차질없이 진행 중"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도 품질 검증을 끝내고 국내외 웨이퍼 업체들과 공급계약을 맺고 있다. 다만 아직 사업을 시작한 지 오래 되지 않아 하반기 실적에 반영되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올해는 연산 1000톤 규모지만 2022년까지 5000톤 규모로 늘릴 계획이다.

OCI는 최근 동우화인켐에 4902억원 규모의 과산화수소 10년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실적 반등 의지를 다지고 있다. OCI가 숙원사업으로 여긴 자회사 DCRE의 인천 용현-학익 1블록 도시 개발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올 4분기 1100가구 분양을 시작으로 2025년 1만3000여 가구를 순차적으로 분양한다. 당장 실적에 반영되진 않지만 2023년부터 2028년까지 OCI의 캐시카우가 될 수 있다.

OCI 관계자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의 원가 절감 노력을 하는 동시에 반도체용 폴리실리콘과 DCRE 건설사업 등 미래 먹거리를 키워 실적 회복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