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 먹이고 들기름 주사…사이비교주의 기막힌 '불로장생' 사기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만병통치약, 무한동력 등은 아직까지 인간의 기술로 개발할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이 상식을 깨고 만병통치약, 무한동력을 개발했다며 '구세주'를 자처한 사이비교주 윤모씨가 있었다.

자폐증이 있는 자녀, 치매를 앓는 어머니를 둔 신도들은 윤씨의 말을 믿고 모여들었다. 이들에게 거액의 약을 팔아치운 윤씨는 공중파 방송에서 "나의 영체는 우주에서 북극을 통과해 지구로 내려왔다. 그때부터 UFO가 많이 나타났다", "타미플루가 내 불로초를 따라했다"며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윤씨는 '해인감로수'라는 가짜 약을 팔다 사기죄로 붙잡혀 징역 5년을 확정받은 전과자였다. 윤씨는 이 약이 만병통치약이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은 식초를 삭힌 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신도들은 윤씨가 구속된 후에도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교도소에서 면회를 다니며 믿음을 지킨 그들은 윤씨가 출소한 후 열성신도로 남았다. 회춘할 수 있다는 윤씨의 말을 그대로 믿고 아기 대변, 소변을 받아다 먹기도 했다. 윤씨는 요혈을 뚫어준다면서 신도들에게 침을 놓고 들기름을 주사하기도 했다. 또 생강, 마늘, 구리, 전복껍데기 등을 빻아 '금강단'이라는 사이비 약품을 만들기도 했다.

한편으로 윤씨는 교단을 재건해야 한다면서 이들의 돈을 뜯어낼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 윤씨가 잡은 키워드는 '보물'과 '무한동력'이었다. 윤씨는 일제강점기 시절 아버지가 지키던 창고의 소유권이 아버지를 거쳐 자신에게 넘어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창고에 보물 도자기들이 있는데, 감정비용만 대주면 한 달 안에 3배로 갚아주겠다고 했다. 이 말이 속은 신도들은 1억8600만원이나 되는 돈을 윤씨 계좌로 입금했다.


또 신도들에게 "원자력 발전소나 태양열 발전소가 필요 없는 무한발전기와 무한동력기를 만드는 기술이 있다. 2번이나 성공을 해 봤다"면서 투자금을 요구했다. 윤씨는 이 돈을 받아다 가상화폐 투자를 하려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말에 속은 신도들은 윤씨에게 1억7800만원을 입금했다.

윤씨의 사이비교주 행세는 만병통치약은 거짓이었음을 깨달은 한 신도의 제보로 다시 세상에 알려졌다. 검찰은 윤씨가 신도들의 돈을 뜯어낸 점에 대해서는 사기, 침과 들기름 주사를 놓고 사이비 약품을 제조한 점에 대해서는 의사법과 약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법정에서 윤씨는 진짜 도자기를 갖고 있다면서 사기를 치려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무한발전기는 실현 가능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침과 들기름 주사를 놓아준 점에 대해서는 신도들이 간절히 부탁해 침을 놓아줬을 뿐 이고, 들기름 주사를 놓은 적은 없다고 했다.

1·2심은 윤씨의 사기 혐의에 대해 징역 1년6개월, 의사법·약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은 "동종·유사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고 누범기간 중임에도 범행을 반복했다"며 "수법이 매우 좋지 않고 피해자들의 수와 피해금액도 상당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가 판결을 확정하면서 윤씨의 사이비교주 행세는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