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유경 남매, 4932억 증여받고 세금 3000억 낸다

머니투데이

세종=박준식 기자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아주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빈소로 향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신세계그룹 2세 오너 경영자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사장 남매가 모친으로부터 4932억원 규모 지분을 받아 증여세 약 3000억원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지분을 물려주는 남매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최대주주라서 현행 상속증여법에 따라 최고 세율 50%에 20% 할증이 붙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세계 이명희 회장은 이마트 지분 8.22%를 정용진 부회장에게, 신세계 지분 8.22%는 정유경 사장에게 각각 증여한다고 공시했다. 증여액은 이날 종가 기준 이마트는 주당 14만1500원으로 총 3244억원이고, 신세계는 주당 20만8500원으로 1688억원이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왼쪽)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오른쪽) / 사진제공=머니투데이

국세청에 따르면 상장주식을 증여할 경우 증여일 전후 60일씩 종가 120일 평균으로 증여세를 확정한다. 여기에 상속증여세법은 증여금이 30억원을 넘을 경우 최고 세율인 50%를 적용한다. 또 신세계가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이라 최대주주 보유주식 할증률 20%가 덧붙여진다.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이다.

이런 맥락에 따라 정용진 부회장은 3244억원 수증액 가운데 1941억원을 증여세로 내야 하고, 같은 논리로 정유경 사장은 1007억원을 내야 한다. 수증액 4932억원 가운데 2948억원이 세금으로 날아가는 셈이다.

이 계산은 앞으로 두 달간 주가 변동에 따라 가감될 수 있다. 신세계 오너 남매는 연부연납 신청을 통해 분할 납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최장 5년까지 분할이 가능하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증여를 통해 최대주주 보유지분 변동이 이뤄진다. 이명희 회장 보유 지분은 이마트 18.22%, 신세계 18.22%에서 각각 10.00%로 낮아진다. 정용진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은 10.33%에서 18.55%로, 정유경 사장의 신세계 지분은 10.34%에서 18.56%로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