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나가"라는 말에 짐싸서 나간 직원…법원 "부당해고"

머니투데이
  • 임찬영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0.10.04 09:00
  • 글자크기조절
  • 의견 남기기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노동자가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퇴사 취지의 발언을 계속해 결국 노동자가 퇴사를 결심하게 됐다면 부당해고로 봐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유환우 부장판사)는 제빵 업체에서 근무하던 노동자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부터 한 제빵업체에서 제빵 생산관리 책임자로 근무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5월 고용주의 아들이자 실질적인 운영자였던 B씨와 말다툼을 벌였고 이 사건 이후 사업장을 나와 출근하지 않았다.

당시 B씨는 A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더 이상 같이 일할 수 없으니 당장 가방을 챙겨 나가라"고 말했고 A씨는 "그럼 내가 그만두면 되겠네요"라고 대답하면서도 다시 제빵실에서 근무를 계속했다. 그러자 B씨가 "왜 여기서 일을 하고 있느냐, 하는 일 그만 두고 나가라"고 재차 말했고 A씨는 그제서야 짐을 챙겨 사업장을 나와 출근하지 않았다.

A씨는 이런 행위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지난해 5월 28일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시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A씨가 자발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A씨 의사에 반해 B씨와 B씨 부모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따라 근로계약 관계가 종료된 것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B씨의 첫 번째 질책에 대해 '그만두면 되지 않느냐'라는 의사를 표현했다고 하더라도 그 자리를 떠나 제빵실로 가서 근무하고 있었다면 앞서 한 발언이 진정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해석하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B씨는 다시 A씨에게 일을 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했고 이는 A씨가 짐을 챙겨 이 사건 사업장을 떠난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B씨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잘못에 대해 해명하며 '이러한 이유로 해고하느냐'라는 취지로 계속 항의했고 '해임'이라는 표현을 직접적으로 사용했다"며 "그럼에도 B씨는 해임이 아니라거나 자발적으로 사직했다는 취지로 얘기하지 않았고 A씨 거짓말이 이유가 됐다 등 원고의 해고사유만 설명했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 퇴사로 사업장이 운영상 어려움을 겪었다는 B씨와 업체 대표인 부모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 "(업체 공동대표인) B씨의 부모는 A씨가 사업장을 나가고 불과 몇 시간 내에 A씨에게 해당 날짜까지의 급여 200만원을 지급해 근로관계 종료를 공식화했다"며 "이들은 2개월 간 A씨의 후임자를 찾지 못해 사업장 운영에 큰 지장이 있었다고 하지만 그 후 2개월 동안 A씨에게 다시 출근해달라는 취지의 연락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직원 C씨의 진술에서도 'A씨에게 해고사유가 있었으므로 부당해고가 아니다'라는 내용만 있을 뿐 A씨가 자발적으로 사직했다는 진술은 하지 않았다"며 "해고 경위에 대해 해고 사실을 A씨와 B씨로부터 모두 들었다고 하면서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어 신빙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머니투데이 페이스북 퀴즈 이벤트
부꾸미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