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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는 엔터사가 아니다?…시총 10조원, 구독경제에 달렸다 [개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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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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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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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자산으로서 BTS의 가치+플랫폼 성장성 주목


곧 상장을 앞 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적정 기업가치에 대해 시장의 시각은 다소 엇갈린다. 엔터사가 5조원이라는 가치를 평가받은 것은 과도하다는 시각이 있는 반면, 글로벌 스타로서 방탄소년단(BTS)의 가치와 빅히트의 플랫폼 기업으로서 잠재력 등을 감안하면 10조원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예기획사 가치가 5조원? BTS가 뭐라고…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25일 진행된 빅히트에대한 기관 수요예측에서 빅히트의 공모가는 예상가격 범위 최상단인 주당 13만5000원에 결정됐다. 기관 경쟁률은 1117.25대 1에 달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4조8000억원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엔터사가 5조원에 달하는 가치를 평가받은 것이 과도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나라에서 연예기획사가 1조원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은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201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연예기획사는 그저 영세한 사업구조의 중소기업일 뿐이었다.

수익모델이라고는 소속 연예인들의 출연료와 약간의 저작권, 공연수익 등이 전부였다. 특히나 파이가 작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연예사업으로 큰 돈을 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던 것이 2010년대 전후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K팝 열풍이 크게 일면서 국내 연예기획사에 대한 평가도 달라지게 된다. 엔터 대장주였던 에스엠 (58,800원 상승3000 -4.8%)은 2011년 시총 1조원을 돌파했고, 그 다음해 상장한 와이지엔터테인먼트 (52,700원 상승1400 -2.6%)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에 힘입어 시총 1조원 대열에 합류한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연예기획사도 1조원의 가치를 평가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하지만 최근 수 년 간 국내 연예기획사의 시총 규모는 1조원 안팎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새로운 수익모델 부재와 각종 사건사고 등으로 성장성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빅히트가 5조원에 달하는 평가를 받으니 비싸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똑같은 연예기획사인데 왜 그렇게 비싸?" 하는 의문이다. 아무리 BTS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해도 기존 엔터사들의 시총 규모를 봐 왔던 투자자들은 빅히트의 가치가 과도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BTS 군대가면 빅히트는 끝?


가치평가 방식도 문제로 지적된다. 연예기획사의 가치를 평가하면서 NAVER (433,500원 상승6000 -1.4%), 카카오 (147,000원 상승1500 -1.0%) 같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왜 비교 대상으로 넣었냐는 것이다.

엔터 3사 중 한 곳인 에스엠이 최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됐다는 이유로 비교대상에서 빠진 것도 조금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있다. 최근 엔터 3사 중에서 가장 저평가 상태인 에스엠을 빼고, 고평가 상태인 네이버와 카카오를 넣어서 빅히트의 가치를 부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빅히트의 가치평가에 활용된 이브이 에비타(EV/EBITDA)가 아닌, 일반적으로 기업평가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PER 방식으로 가치를 따져보면 시총 5조원에 해당하는 PER는 약 70배에 달한다.

PER는 순이익 대비 시가총액이 몇배냐를 나타내는 것인데, 보통 코스피에서 PER 10배가 넘으면 고평가 주식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빅히트는 고평가 기준보다 7배 더 고평가 상태인 셈이다.

만약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이후 곧바로 상한가)을 한다면 PER는 180배에 달하는데, 이는 코스피 상위 주요 종목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룹 JYJ 김준수가 2017년 2월 9일 오후 충남 논산시 연무읍 마산리 육군훈련소에서 열린 입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논산(충남)=임성균 기자 tjdrbs23@
그룹 JYJ 김준수가 2017년 2월 9일 오후 충남 논산시 연무읍 마산리 육군훈련소에서 열린 입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논산(충남)=임성균 기자 tjdrbs23@
과도한 BTS 의존도와 신인 아티스트 육성 능력도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빅히트 매출에서 BTS가 차지하는 비중은 97%에 달한다. 플레디스 인수로 이 비중은 87%까지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특정 아티스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매출 안정성이 떨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흔히 연예인의 인기를 신기루 같다고 하는데, BTS가 지금이야 세계 최정상 그룹이지만 이게 언제까지 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당장 내년에는 BTS 멤버 중 한명은 군에 입대해야 한다. 멤버 한 명이 빠진 채로 활동할 수도 있지만 완전체를 바라는 팬들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실적 타격은 어느정도 불가피하다.

그렇다면 회사가 해야 할 일은 신인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다. 빅히트가 최근 기획사들을 연이어 인수하면서 여자친구, 세븐틴, 뉴이스트 등 다양한 아티스트 라인업을 확보하긴 했지만 제일 중요한 건 자체적으로 신인을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다.

물론 제작자로서 방시혁 대표의 안목과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BTS 이후에 빅히트에서 자체 육성한 아티스트 중 이렇다 할 만한 성과를 거둔 사례가 아직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BTS가 가진 서사의 힘…그냥 '아이돌'이 아니다


반면 빅히트의 기업가치가 5조원을 넘어 10조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시각도 상당하다. 이들은 무형자산으로서 BTS의 가치와 플랫폼 기업으로서 빅히트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그동안 연예기획사에 대해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는 주요 자산인 '아이돌'의 수명이 그리 길지 않았다는 점이다.

많은 비용을 들여 아이돌을 데뷔시켜도 보통 4~5년이 지나면 인기가 정점을 지나고 시들해진다. 지속적인 성장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일 오전 생중계로 진행된 'Dynamite' 온라인 글로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일 오전 생중계로 진행된 'Dynamite' 온라인 글로벌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그런데 BTS의 가치에 주목하는 사람들은 BTS가 일반적인 아이돌과는 다른 '완성형 아이돌'이란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춤만 추고 노래만 잘하는 아이돌이 아니라 작사, 작곡, 연주까지 해내는 진정한 의미의 '뮤지션'이라는 의미다.

BTS만의 정체성을 담은 음악은 빅히트의 기획력과 합쳐져 상당한 시너지를 낸다. 아미(BTS 팬클럽)들이 BTS에 빠지는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의 음악에 '서사'가 있다는 것이다.

BTS의 음악은 노래와 노래, 앨범과 앨범을 잇는 전체적인 흐름이 하나의 서사를 이루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BTS 앨범 전체를 연결하는 하나의 커다란 서사가 있고, 각 노래는 서사의 핵심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식이다.

예를들어 BTS는 2017년5월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수상한 이후 수상 소감으로 "love myself, love yourself"라고 말한다. 이후 곧바로 'love yourself 승' 앨범을 내고, 이어서 2018년까지 'love yourself 전' 'love yourself 결' 등 love yourself 3부작 앨범을 연이어 발표한다.

시리즈 마지막 앨범의 메시지는 'love yourself', 즉 나 자신을 사랑하자 였다. BTS는 이 메시지를 들고 UN에서 연설까지 한다. 음악의 메시지를 현실세계로까지 확장한 것이다.

이 같은 서사는 방탄소년단이라는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로 재탄생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확장성이 매우 좋다.

빅히트는 BTS의 앨범들에 하나의 스토리를 입혀 이를 '방탄 유니버스'로 만든다. 노래 가사, 뮤직비디오, SNS 등에 스토리의 조각들을 보여주고 이를 팬들이 전체 스토리를 유추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스토리들을 하나로 엮어 BTS 세계관을 담은 소설과 웹툰도 나온다. 그리고 BTS 각 멤버들을 캐릭터화한 다양한 상품들도 판매되고 있다.

BTS의 성공은 기본적으로 그들의 재능과 음악성 덕분이겠지만, 그 바탕에는 이 같은 빅히트의 기획력이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빅히트의 플랫폼 기업으로서 성장성이다. 앞서 빅히트의 기업가치 산정에 네이버와 카카오가 들어간 것도 플랫폼 사업의 가치를 높이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엔터사가 아닌 플랫폼 기업…"시총 10조원 이상도 충분"


빅히트가 운영하는 '위버스'라는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BTS 팬들이 모여 소통하는 일종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BTS 멤버들이 직접 남긴 글을 볼 수도 있고, BTS 관련 뮤직비디오나 영상, 사진도 감상할 수 있다.

여기까지 보면 단순한 팬카페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위버스가 팬덤을 결집하는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상품과 콘텐츠를 판매하는 이커머스의 기능도 한다는 사실이다.

기존의 다른 연예기획사들은 팬관리, 상품판매, 콘텐츠 유통을 각각 따로 관리한다. 어느정도 매출을 올릴 순 있지만 수익 극대화에는 한계가 있다.

빅히트의 '위버스' 홈페이지
빅히트의 '위버스' 홈페이지
그러나 빅히트는 위버스 플랫폼을 통해 팬카페, 커머스, 영상 컨텐츠 유통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다. 위버스에서 소통하는 팬들은 위버스에서 BTS의 독점 영상을 보고 자연스럽게 위버스를 통해 관련 상품을 결제한다.

위버스의 일부 콘텐츠와 기능은 아미 멤버십에 유료 가입해야 이용할 수 있다. 다수의 유료 회원은 빅히트에 훌륭한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요즘 떠오르는 '구독경제'인 셈이다.

위버스 이용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까지만해도 50만명 남짓이었던 위버스의 MAU(월간 활성 이용자)는 올해 7월 412명으로 급증했다. 빅히트는 위버스를 통해 올해 상반기에만 11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 증가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그래서 어떤 이는 빅히트를 보고 단순한 엔터사가 아니라 혁신기업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기존 엔터사와는 다른 혁신적인 수익모델을 이용해 엔터사의 수익창출력을 한 단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아티스트의 활동 가능한 시간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MD(관련 상품), 라이선싱, 콘텐츠 등 아티스트 간접 참여 매출의 강화는 빅히트의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라며 "코로나19 위기에도 음원·음반 판매와 아티스트 간접 참여형 매출이 공연 매출 감소를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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