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브 대박' 보령제약, 다음은 항암시장 2000억 블록버스터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로 대박을 터뜨리며 국산 신약 최초로 처방액 1000억원 돌파를 앞둔 보령제약 (11,110원 ▼10 -0.09%)이 다음 미래성장동력으로 항암제를 정했다. 오는 2025년까지 항암제 매출을 20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항암제 시장은 고혈압 치료제에 비해 임상 데이터 축척과 영업·마케팅 등이 매우 어려운 분야다. 보령제약이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적극적인 투자로 ‘항암제 리딩 컴퍼니’ 입지를 굳게 다지고 있는 가운데 항암제로 제2의 카나브 신화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나브, 국내 최초 1000억원 처방액 돌파 예상보령제약은 현재 카나브(성분명 피마살탄)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카나브 연간매출은 2016년 472억원에서 2017년 543억원, 2018년 668억원, 2019년 810억으로 고성장을 이어왔다. 올해는 1000억원 돌파가 예상된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아직 국산 신약 중에서 처방액 1000억원을 돌파한 사례는 전무하다. 카나브의 1000억원 도전은 매우 의미가 크다”며 “국산 의약품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수치일 뿐만 아니라 상징성도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고성장은 카나브를 기반으로 한 복합제들의 선전이 주효했다. 2016년에 발매한 듀카브(카나브-암로디핀 복합제)와 투베로(카나브-로수바스타틴 복합제), 지난 3월 발매한 듀카로(카나브-암로디핀-로수바스타틴 3제복합제) 등이다.


특히 듀카로는 출시 두 달 만에 의원처방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또 3제복합제 전체처방시장(병원·의원 전체)에서는 점유율 12.7%를 기록하며 3위를 기록했다. 향후 종합병원에서 본격적인 처방이 진행되면 전체 시장점유율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항암분야 집중 투자, 국내 유일 항암사업부문 신설보령제약은 지난 5월 전문의약품(ETC) 부문에 있던 항암 사업본부를 별도의 항암(ONCO) 부문으로 독립·승격하고 신약 연구개발(R&D)을 통한 포트폴리오 확대, 마케팅 역량 강화, 적응증 확대 등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보령제약은 국내 제약사 중 항암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항암제 연매출만 1000억원대다. 다만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품목들이다. 지금은 도입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자체 개발 항암신약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 'BR2002'다. 2016년 한국화학연구원으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표적 항암 신약 후보물질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2024년 개발 완료 목표다.

보령제약 관계사인 바이젠셀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 VT-EBV-201도 연내 상업화가 기대된다. 현재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돼 임상 2상이 끝나는 대로 신속 허가신청을 할 수 있다.

보령제약은 항암 신약후보 물질 'BR2006', 'BR2007' 등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오픈 이노베이션도 추진해 파이프라인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항암제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약물재창출 통한 코로나19 치료제도 개발보령제약은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스페인 파마마와 독점판매 계약한 '아플리딘(성분명 플리티뎁신)'이 항바이러스 효능 시험에서 렘데시비르 보다 낮은 농도에서도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보령제약에 따르면 아플리딘은 원숭이 신장 세포 실험에서 렘데시비르 대비 최대 2800배의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으며, 사람 폐세포에서는 렘데시비르 보다 80배 높은 항바이러스 활성을 보였다. 바이러스를 선택적으로 사멸하는 능력도 우수했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강력한 항바이러스 효과는 코로나19로 인한 폐렴 입원환자의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 진행을 억제해 빠른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