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외국국적 학생도 돌봄지원금 받도록 추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9일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정부가 지급한 아동 특별돌봄지원금을 외국 국적의 학생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입장문에서 정부가 아동 특별돌봄·비대면 학습 지원 사업 대상에서 대한민국 국적이 아닌 학생들을 제외한 것과 관련, "국적을 이유로 학생을 차별하는 것은 정의롭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교육감은 "지난 3월 일본 정부는 조선학교 학생들을 제외하고 마스크 지급을 하여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더욱이 무상교육 대상에서도 조선학교 학생들만 제외하여 국제 사회의 비난이 높았다"며 "그동안 우리가 비판해왔던 일본 정부의 협량한 모습을 우리가 다시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이번 조치가 학교 안 학생들을 구분 짓는다"며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외국 국적의 학생들이 5000명 넘게 함께하고 있다. 평소에는 아무런 구분 없이 서로 마주 앉아 공부하는데 일부 학생들이 단지 외국 국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가르치고 따르는 가치에도 부합되지 않는다"며 "서울학생인권조례에는 '학생은 성별, 종교,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언어, 장애, 용모 등 신체조건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했다"고 말했다.


또 "의무는 지우고 권리는 배제하는 것이 정의롭지 못하다"며 "외국 국적 학생의 가정도 국내에서 소득세를 내는 등 납세의 의무를 감당하고 있다. 이렇게 의무를 부과할 때에는 이를 강제하면서, 그 세금으로 지원을 할 때는 차별하여 배제한다면 이는 일관성이 결여된 조치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민주시민 교육이 온몸으로 체험돼야 할 학교 현장에서 가장 차별적이고 비민주적인 조치가 시행되는 것에 대해 저는 큰 문제의식을 느꼈기에 이를 접한 순간부터 문제해결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 예산으로 외국 국적의 학생들을 지원하고자 했으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를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며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마비시키는 엄중한 상황에서 현장의 맥락을 살펴 어려운 이들에 대해 적극 행정을 펼칠 수 있도록 선관위에서는 좀 더 폭넓은 법 해석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만 선관위는 '중앙정부 차원의 공문을 근거로 하면 외국 국적 학생 지원이 가능하다'는 여지를 두었기에 저는 다른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 재원이 부족하다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함께 모든 교육청이 발 벗고 나서 외국 국적 학생들에게 수당을 지급하도록 제가 앞장서 협의하겠다"고 말하며 교육부의 협조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