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30% 통행세에 뿔난 IT 기업들 "시장 지배적 지위 악용"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 'CES 2020'(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외부 전시장에 마련된 구글 부스 전경 /사진=뉴스1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IT 기업들이 속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인기협)는 29일 구글이 공식화한 인앱 결제(In-App puchase·앱 내 구매) 의무화 방침을 두고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인기협은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구글의 정책은 절대 공정하지 않고 동반성장도 불가능함을 명확히 밝힌다"며 이같이 밝혔다.

구글은 이날 게임에만 적용했던 인앱 결제 의무화를 구글플레이를 이용하는 모든 앱에 의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인앱 결제 매출액 30% 규모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방침도 포함된다. 구글은 기존 개발사들에는 내년 9월30일까지, 신규 진입 개발사들에는 내년 1월20일까지 유예기간을 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인기협은 "구글은 개방적 정책을 통해 확보한 시장지배적 지위를 악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인기협은 "구글은 앱 사업자와 이용자 모두를 자신에게 종속시키려 인앱 결제 강제 정책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구글에만 좋고 나머지 인터넷 생태계 전체에 부정적이고 사업자와 모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불공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인기협은 구글이 인앱 결제를 강제하는 대신 국내 앱·콘텐츠 생태계와 동반성장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앞서 구글은 이날 오전 국내 언론과 진행한 비대면 간담회에서 구글플레이를 활용하는 국내 콘텐츠 기업의 앱·콘텐츠 개발과 마케팅 등을 지원하겠다며 'K-reate(크리에이트)'라는 이름의 육성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1억달러(한화 약 1150억원) 규모를 국내 콘텐츠 기업 육성에 지원하겠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대해 인기협은 "구글의 앱 마켓 독점은 콘텐츠 서비스의 독점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비판했다.

인기협은 "제3자의 저작물 등의 유통을 통한 수익을 주요 수입원으로 하는 음악·도서·웹툰 등 만화·동영상 콘텐츠 서비스 사업자들은 30% 수수료가 강제될 경우 자신의 수익을 모두 결제수수료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업자들은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정책 때문에 사업자체의 운영을 포기하거나, 수수료에 상응하는 금액을 이용자의 서비스 이용요금에 전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인기협은 "더욱이 구글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유튜브 프리미엄 등 경쟁서비스들은 수수료에서 자유롭다"며 "경쟁 사업자와의 가격 경쟁력 우위를 점해 이용자 확보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