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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출소 후 격리하는 '보호수용법'…포퓰리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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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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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이 온다]②대다수 찬성에도 '이중처벌' 논란에 좌절 이중처벌 문제 해결 가능한가…"치료 목적 차원서 접근해야"

조두순  출소 후 격리하는 '보호수용법'…포퓰리즘일까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2008년 12월. 경기도 안산의 한 교회 인근에서 초등학생을 교회 화장실로 끌고가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목을 졸라 기절시킨 뒤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조두순(68)이 출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조두순이 최근 심리상담 면담 자리에서 출소 이후 안산시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밝힌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자는 물론 안산 주민들까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안산시장까지 나서서 법무부에 조두순의 격리를 위한 보호수용법안 입법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법무부는 헌법재판소 결정과 대법원 판례를 들어 "실질적으로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처분에 대해서는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따라 행위시법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며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건 이후 나서기를 꺼려했던 피해자의 아버지까지 이례적으로 불안을 호소하자 국회도 나섰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16일 21대 국회에서는 처음 보호수용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도 당 차원에서 보호수용법안을 발의했다.

보호수용법뿐만이 아니다.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4일 일명 '조두순 감시법'(전자장치부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자장치를 부착한 사람이 주거지로부터 200m 이상 벗어날 수 없고 음주행위를 금지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격리' 가능한 보호수용법…조두순 적용 가능한 법안도 발의돼

출소한 전과자를 대상으로 한 가장 강력한 보안처분은 보호수용이다. 보호수용제도는 쉽게 말해 형을 마치고 출소한 범죄자를 일정 기간 사회와 독립된 시설에 격리하는 제도다.

이 법안은 21대 국회에서 처음 발의된 것은 아니다. 지난 2015년 법무부는 연쇄살인이나 상습 성폭행, 13세 미만 아동성폭행범에 대해 법원이 1년 이상 7년 이하의 범위에서 보호수용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보호수용법안을 처음 국회에 제출했다.

법안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피보호수용자는 형 집행시설과 독립되거나 구분된 보호수용시설에 수용되도록 하고, 심리치료나 사회에 복귀해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을 실시한다. 또 작업을 할 경우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도록 했다.

다만 인권침해 등의 문제로 2005년도에 폐기된 '보호감호제도'와 명칭만 다를 뿐 사실상 유사하다는 지적 등이 제기되면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대 국회에서 윤상직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발의한 보호수용법안도 마찬가지로 임기만료돼 폐기됐다.

조두순 출소를 코앞에 둔 현재 21대 국회에 제출된 보호수용법안은 이전에 법무부에서 처음 발의했던 법안과 대동소이하다. 다른 점은 보호수용 기간을 1~10년 이하로 늘리고 보호수용위원회를 설치해 집행 관련 사항을 결정하도록 한 점이다.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가 최근 제출한 법안의 경우 조두순에게도 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조항을 하나 더 넣었다.

이미 형집행이 종료된 사람이라 할지라도 보호관찰 준수사항을 위반할 경우 검사가 보호수용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요컨대 조두순의 경우에도 보호관찰 준수사항을 위반하면 다시 '격리'될 수 있다는 말이다.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에 참여한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최근 법무부에서 조두순을 대상으로 1대1 전자감독을 실시하기로 하는 등 추가로 준수사항을 부과하기로 한 만큼, 법무부 준수사항을 지키도록 하되 위반하면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 발의된 보호수용법안은 조두순에게 소급적용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던 만큼) 소급적용을 하지 않아도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1호 법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9.23/뉴스1 &copy; News1 박세연 기자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위원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1호 법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9.2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국민 대다수 입법 찬성하지만…'이중처벌' 논란에 번번이 좌절

"일명 ‘조두순 격리법’ - ‘보호수용법’ 제정을 강력히 청원합니다." 지난달 2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보호수용법 제정 청원이다. 이 청원은 일주일여 만에(29일 기준) 약 7만여명이 동의했다.

최근 진행된 한 여론조사도 국민들이 보호수용법 제정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쿠키뉴스는 지난달 2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데이터리서치에 의뢰해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에게 '보호수용법 제정 여부'를 물은 결과 90.2%가 법 제정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대다수의 국민들이 입법을 원하고 있음에도 지난 19대 국회부터 꾸준히 발의됐던 보호수용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이중처벌·인권침해 논란 때문이다.

보호수용제도의 이중처벌 논란은 전신 격인 '보호감호제도'부터 제기됐다. 보호감호제도는 전두환 정권 초기인 1980년 재범 위험성이 큰 범죄자를 형 집행 이후 격리수용한다는 목적에서 도입됐다.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1989년 법관의 재량 없이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무조건 보호감호를 선고해야 하는 점을 들어 일부 위헌결정을 내렸고, 사회보호법에 존속하는 형태로 남아 있다가 2005년 폐지됐다.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시 보호감호제도는 목적 자체가 '사회정화'에 있었다"며 "사회 부적응자들을 격리하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목적 자체가 타당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사실상 교정기관과 감호기관 시설이나 처우 차이가 없어 이중처벌 논란에서도 벗어날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보호감호제도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보호수용의 필요성은 꾸준히 언급됐다.

2012년 이훈동 한국외대 교수가 대검찰청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보고서를 보면 "재범의 위험성은 형벌이 아니라 보안처분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일반인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서 보안처분의 활용은 계속 유지가 필요하다"며 보안처분의 방법으로 보호수용이 필요하다고 언급된다.

19대 국회와 20대 국회에서도 보호수용법안의 필요성이 다시 대두되면서 법안이 제기됐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문제는 보호관찰 등의 보호처분만으로는 재범률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법무부가 올해 초 발간한 '2020 성범죄백서'에 따르면 보호관찰을 받고 있는 성폭력사범의 재범률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2014년 5.4%에서 2015년 4.8%로 소폭 줄었지만, 2016년 6.1% 2017년 6.7% 2018년 6.2%로 꾸준히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중처벌 문제 해결 가능한가…"치료 목적 차원서 접근해야"

"보호수용법안은 자유박탈이라는 본질에 있어 형벌과 차이가 없으므로 거듭처벌의 소지가 크다. 또한 강력범죄를 저지른 자에게 재사회화 기회를 제공할 경우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자와 형평이 맞지 않다."

2015년 법무부가 보호수용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당시 국가인권위원회가 낸 입장이다. 이전에 존재하던 보호감호제도와 실질적으로 다른 점이 없고 이중처벌 등의 문제를 고려해 반대 입장을 낸 것이다.

그러나 해당 입법에 참여했던 승 연구위원은 이전 보호감호 제도와는 목적부터가 다른 제도라고 설명한다. 자유박탈이 아닌 제대로 된 치료와 재사회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실상 지금 체계는 출소 이후에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상태"라며 "보호수용을 격리한다는 의미보다는 치료를 하고 직업훈련 등을 받을 수 있는 시설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출소를 두려워하는 시민들도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형 집행을 마친 자들도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보호감호제도 당시 격리됐던 이들이 사실상 교정시설과 거의 비슷한 처우를 받았던 것과 달리 완전히 별개의 시설을 만들면 이중처벌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독일의 경우에도 지난 2011년 연방헌법재판소에서 보안감호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리면서 "보안감호와 형벌은 부과의 근거와 목적이 전혀 다르므로 이에 대한 집행도 차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Δ보호감호자의 재범의 위험성을 상쇄하기 위한 통합적이고 과학적인 처우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할 것 Δ형벌과 전혀 별개의 수형생활 마련 등의 조건을 제시했다. 연방헌법재판소의 결정 이후 독일은 교정기관과 별개의 시설을 만들어 보호감호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독일의 경우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사회 적응 훈련을 하는 등 재사회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단순히 보호수용이라는 이름만 가져올 것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 이전 보호감호제도와는 전혀 다른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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