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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범행 환경' 차단과 세심한 교정정책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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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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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이 온다]③ "범행의지 생기지 않게 유인 없애야" "평생 격리·감시 불가, 재범 막을 장기 대책 고민할 때"

"조두순 '범행 환경' 차단과 세심한 교정정책 병행해야”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2008년 아동을 상대로 잔혹한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조두순(68)이 오는 12월 만기 출소를 앞두자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조두순을 격리·감시하는 내용의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정부와 지자체가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갖가지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우려는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조두순의 재범 가능성이 큰 만큼 범행하고자 하는 동기 혹은 유인을 애초에 차단하고 상시 관리·감독받는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 매번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쏟아지는 '뒷북' 대책을 비판하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조두순을 비롯한 강력범죄를 저지른 이들에 대한 세심한 교정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 "범행 의지 끊어내는 것이 중요…'감시' 메시지도 함께"

조두순은 2008년 12월 초등학생을 납치한 뒤 성폭행해 영구장애를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으로, 오는 12월 출소한다. 조두순은 출소 후 자신의 거주지이자 피해자가 사는 경기 안산에서 머물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안산시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시민들의 불안이 큰 이유는 조두순의 재범 가능성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조두순 출소 후 재범 방지 대책 보고'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7월 조두순을 상대로 진행한 사전 면담 결과에 대해 "출소 후 구체적인 사회생활 계획이 부재하다"며 "불안정한 생활 상태가 지속될 것이 예상되며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지자체는 서둘러 조치에 나섰다. 법무부는 1대1 전자감독 통해 조두순만을 전담하는 보호관찰관을 지정하고 주기적인 면담과 심리치료를 병행하기로 했다.

안산시는 무도 3단 이상 실력을 갖춘 무도·경호 전문가를 긴급채용해 24시간 순찰 활동을 펼치기로 하고 폐쇄회로(CC)TV를 확대 설치하는 등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기도는 조두순이 피해자와 같은 지역에 거주하지 않도록 피해자 생활안전과 거주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9월18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청에서 조두순 재범 방지 대책 마련 간담회가 열렸다.(자료사진) 2020.9.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9월18일 오전 경기도 안산시청에서 조두순 재범 방지 대책 마련 간담회가 열렸다.(자료사진) 2020.9.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전문가들은 조두순이 범행의지가 생길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과거 성폭력 전담 검사로 활동했던 오선희 법무법인 혜명 변호사는 "범행 동기로 작용할 수 있는 요인을 끊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술을 마시고 범죄를 저지른 경우가 많아 음주를 금지하고 학교나 유치원 등에 접근할 수 없도록 감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장다혜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범행 의지를 꺾어야 할 뿐만 아니라 만약 범행을 저지른다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줘야 한다"며 "상시적으로 관리·감독을 받고 있다는 압박감을 주는 것도 범행 의지를 떨어뜨리는 방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조두순을 사회에서 아예 격리해야 한다는 요구도 거세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최근 일명 '조두순 격리법'인 보호수용법 제정을 요청하는 국민청원을 올렸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성년자 성폭력을 저지른 흉악범은 피해자 주거나 학교로부터 일정 거리 이내로 접근을 금지하는 '조두순 접근 금지법'을 발의했고 같은 당의 고영인 의원은 성범죄자가 거주지에서 일정거리 이상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일명 '조두순 감시법'을 발의했다.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는 재범 위험이 높은 범죄자의 경우 출소 후에도 검사의 청구에 따라 별도 시설에 격리할 수 있게 하는 '보호수용법 제정안'을 발표했다.

조두순 관련 법안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조두순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법안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법을 새로 만들어 과거 행위에 대해 처벌할 수 없다는 '형벌불소급의 원칙' 때문이다.

윤화섭 시장이 지난 9월 법무부에 보호수용법 제정을 긴급 요청했다가 반려당한 것도 이 때문인데, 당시 법무부는 윤 시장의 요청에 대해 "보안처분이라 할지라도 실질적으로 신체의 자유를 박탈하는 처분에 대해서는 형벌불소급의 원칙에 따라 행위시법을 적용하는 것이 맞다고 일관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조두순이 재범을 저지를 것이라고 사실상 단정하고 격리하는 조치는 자칫 더 큰 위험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신분을 그대로 유지한 채 사회에서 살아야 하는 조두순이 사회적, 경제적 위기에 몰릴 경우 성범죄가 아니더라도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조두순은 전과 18범으로, 2018넌 12월 사건을 포함해 성폭력 범죄를 두 차례 저질렀는데 그중에 한 건은 성인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장 위원은 "조두순은 자신보다 취약하거나 다루기 쉬운 이를 범행 대상으로 삼는 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가 아닌 성인도 표적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오 변호사는 "재범가능성을 낮추는 데 영향을 주는 주요 요소 중 하나는 사회적 지지"라며 "조두순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가족 등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그를 도와주고 믿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뒤늦은 대책 마련에 비판도…"교정정책 장기적 연구·투자 필요"

법무부는 조두순의 재범 우려를 고려해 출소 전 Δ음주제한 Δ외출 제한 Δ피해자 접근금지 등의 준수사항을 법원에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두순은 2009년 확정된 판결에서 징역 12년과 함께 출소 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7년, 신상공개 5년 명령을 받았는데 당시 판결에는 전자발찌 부착에 따른 준수사항이 고지되지 않았다.

보호관찰 및 전자발찌 부착 관련 법률을 보면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에게 법원은 야간 등 특정 시간대의 외출제한, 피해자 등 특정인에 대한 접근금지 등 몇 가지 준수사항을 요구할 수 있다.

조두순의 행동에 제재를 가할만한 제도적 장치가 현재로선 법무부가 청구하는 준수사항 정도가 유일한 셈이다.

2019년3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7회국회(임시회) 제9차 본회의에서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자료사진) 2019.3.2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2019년3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67회국회(임시회) 제9차 본회의에서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고 있다. (자료사진) 2019.3.2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성폭력 피해자들을 변호해 온 이은의법률사무소의 이은의 변호사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급하게 대책이 마련되는 '입법 포퓰리즘' 현실을 비판하며 재범가능성이 높은 출소자의 관리 대책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본질적으로는 기존 피해자나 잠재적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이들을 위해 (조두순을) 격리할 수 있는 방안이 존재해야 한다"며 "격리를 강제하는 것이 어려운 실정을 직시하고 피해자 측이 취하는 분리조치를 지속적으로 지원해주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두순을 비롯해 형을 마치고 출소하는 범죄자들이 사회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함께 교정정책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위원은 "처벌을 받은 범죄자를 평생 격리, 감시할 수는 없는 문제"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재범 우려가 있는 이들을 어떻게 사회에서 관리하고 재범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 장기적인 방안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가 보호관찰 대상에 접근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보호관찰 업무를 주도해 촘촘하고 면밀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자체와 시민사회가 재범을 방지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변호사는 "출소 이전에 재범우려가 있는 이들을 걸러내야 하는 작업 또한 중요하다. 재범위험성 평가 척도를 보완하고 보호관찰관의 전문성을 길러 출소자에 대한 교육 강화 등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에 대한 처벌 하한선을 대폭 상향하는 한편, 성범죄자의 보호수용 연구와 입법, 수감시설 내 교화 프로그램 강화 등 여러 대책이 다각도로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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