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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펀드 '엘리엇'은 왜 '현대차'에 집중투표제 요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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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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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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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경제 일방통행 기로 선 재계]1-③ 집중투표제

[편집자주] 정부와 정치권이 '공정경제' 명분을 앞세워 그간 기업이 반대해온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처리 강행에 나섰다. 재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개정안의 독소조항을 들여다보고 대안과 함께 기업 활성화를 위한 추가 입법사항을 찾아본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접견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 대표에게 공정경제3법 등 재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2020.9.22/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접견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 대표에게 공정경제3법 등 재계의 입장을 전달했다. 2020.9.22/뉴스1
"현대자동차와 기아차 (81,100원 상승2400 3.0%), 현대모비스 (305,000원 상승5500 -1.8%) 정관을 고쳐 집중투표제를 배제하는 조항을 없애라."

2018년 4월. 당시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한 현대차그룹에 대해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은 이같이 요구하며 공격의 고삐를 죘다. 한국 정부가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포함된 상법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을 파고 들어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차 (235,000원 보합0 0.0%)그룹은 개정되지도 않은 상법을 들고 나온 엘리엇의 주장을 일축했지만 '집중투표제'가 보유지분이 낮은 헤지펀드에 유리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각인시켰다.

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당 1표씩 의결권을 주는 기존 방식과 달리 선출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5명의 이사를 선출할 경우 1주를 가진 주주는 5표(의결권)를 행사할 수 있고, 이를 1명의 이사에게 몰아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소액주주들도 자신들을 대표하는 이사 선출이 가능하고, 대주주가 내세운 이사 선임을 막을 수 있다. 소액주주 권익 보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투기 자본에 악용될 소지도 있다.

실제로 2006년 영국계 헤지펀드인 칼 아이칸이 다른 외국계 투자자들과 손잡고 집중투표제를 악용해 이사를 선임했던 KT&G (79,700원 상승300 0.4%) 사례가 대표적이다. 칼 아이칸 연합은 이후 경영진 교체 요구 등 KT&G를 공격해 약 150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뒤 떠나면서 '먹튀' 논란을 일으켰다. 재계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우려하는 이유다.

하지만 여당을 중심으로 상법개정안 추진이 속도를 내면서 집중투표제도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경영권 침해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서 정부가 제출한 '공정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에 빠졌지만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안 발의와 함께 국회 통과를 강력하게 밀어부치고 있어서다.

박 의원은 "박근혜도 약속하고 민주당 당론 법안에도 담겨져 있고,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도 있던 집중투표제가 정부 입법안에선 실종됐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재벌개혁은 둘째치고 합리적인 기업운영의 밑돌을 놓아주려는데 중요한 나사 하나 빠진 채로 국회로 넘어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서) 발의한 상법 개정안에 집중투표제가 있는 만큼 국회에서 바로 잡아야 한다"며 "관료들은 한 발 뺐지만 민주당은 거대여당으로서 개혁입법을 완수할 책임감을 갖고 누락된 집중투표제를 보완해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재계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청구요건 완화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주 1의결권 원칙’ 등 시장경제원칙과 주주기본권을 침해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가가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하고 있지 않거나, 부작용 많아 오래전부터 기업 자율 도입으로 전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도 1940년대까지 22개주에서 의무화했지만 1950년대 이후 대부분 임의규정으로 바꿨다. 현재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한 국가는 칠레와 멕시코, 러시아 등 3개국 불과하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단독주주도 집중투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 총회꾼과 투기자본의 경영위협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며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추진할 경우 일부 주식에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해 해당 주주의 지배권을 강화하는 차등의결권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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