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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확진 알고도 유세? 주치의·백악관 말이 다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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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시영 기자
  •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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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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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치의 말 맞다면 확진받고 이틀간 공식 행사…백악관 비서실장 "회복 징후 확실치 않다"

숀 콘리 백악관 주치의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입원한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월터 리드 군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숀 콘리 백악관 주치의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입원한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월터 리드 군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코로나19에 감염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백악관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 주치의와 대통령, 백악관 비서실장의 말이 다르고 의료진끼리도 발언이 상충됐다.

CNN에 따르면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와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치료 중인 월터 리드 군 병원 의료진은 3일 정오 직전(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나 24시간 동안 열이 없는 상태"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아주 좋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숨쉬는데도 지장이 없고 "(따로) 산소를 공급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CNN "산소호흡기, 열 관련 질문에 답변 미흡" 지적


하지만 브리핑 이후의 이야기는 다르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가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라고 지목한 '익명의 소식통'은 브리핑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지난 24시간동안 대통령의 바이탈은 매우 우려되는 수준이었고, 앞으로 48시간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적어도 며칠동안은 병원에 더 머물 것"이라며 "(대통령이) 아직 완전한 회복의 길로 들어섰는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바이탈(활력 징후)는 호흡, 맥박 등의 측정치를 의미한다.

공식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산소호흡기 착용 여부에 집중됐다. 콘리 주치의는 이에 대해 '얼버무리는 듯한'(evasive) 답을 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산소 공급을 받은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서 콘리 주치의는 "산소호흡기를 하고 있지 않다(He is not on oxygen)"라며 현재형으로 답했다. 하지만 '익명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증상 발현 이후 산소 공급을 받았다고 전했다.

NYT는 이날 백악관에 가까운 2명의 인사를 인용,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에서 호흡에 문제가 있었고 (혈중) 산소수치가 떨어져 의료진이 산소호흡기를 제공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말이 엇갈린다. 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어느 순간 열이 났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언제인지, 얼마만큼 높은 열이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던 것. CNN은 "이 소식통은 토요일 오전 브리핑이 열리기 전에 대통령에게 여전히 미열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3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열린 브리핑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3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베데스다 월터 리드 군병원에서 열린 브리핑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로이터


트럼프, 코로나 확진 알고 유세했나…주치의 "72시간 전 확진"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양성 판정 시점을 놓고도 논란이 분분하다.

콘리 주치의는 이날 "진단을 받은지 72시간에 접어들면서, 앞으로 질병 경로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날"이라고 말했다. 그의 '72시간 전' 발언이 맞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확진을 받은 시점은 현재 알려진 것보다 38시간이나 앞서는 지난달 30일 오전 11시쯤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오전 0시54분에 트위터로 "오늘밤 나와 멜라니아는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1일 밤 늦게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것.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코로나 확진을 받은 것을 알았다면 공식 발표하기 전 이틀 동안 코로나19를 전파하며 대외 행사를 한 것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미네소타주로 날아가 유세를 했고, 다음날인 1일에는 뉴저지주에서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 참석했다.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가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에게 3일 저녁 보낸 메모/사진=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가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에게 3일 저녁 보낸 메모/사진=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이에 콘리 주치의는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에게 보낸 메모에서 72시간이 아니라 진단 3일(Day 3) 차에 접어든다는 의미로 한 말이라고 정정했다. 또 진단 2일차를 48시간으로 잘못 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1일 저녁 코로나 진단을 받았고 리제론 (회사가 개발한) 항체 칵테일은 2일 맞았다"고 했다. 이 메모에서 그는 대통령이 맞은 항체를 개발한 회사 '리제네론(Regeneron)'을 '리제론(Regeron)'으로 잘못 써 급히 해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의료진 중 한명인 브라이언 가리발디는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전에 코로나에 대응한 특별한 항체 치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콘리가 말한 74시간 보다는 이르다. 그러나 48시간을 적용한다면 시점이 1일 오전 11시쯤이 돼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린 시간과 14시간 차이가 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1일 밤 뉴저지 골프클럽에서 기금 모금 행사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온 뒤에 확진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CNN에 출연한 한 패널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의 확진 시점조차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는 것은, 백악관이 코로나와 관련해 얼마나 혼란스러운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4분 분량의 동영상을 올리면서 "처음 여기 왔을 땐 몸이 좋지 않다고 느껴졌지만 지금은 훨씬 좋아졌다"고 말했다.

콘리 주치의는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저녁 합병증 없이 렘데시비르 두 번째 투약(도즈)을 완료했다"면서 "열이 없다. 산소호흡기가 없는 상태에서 산소포화도 96~98로 하루 종일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병원 회의실에서 셔츠 차림으로 집무하고 있다./사진=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월터 리드 군병원 회의실에서 셔츠 차림으로 집무하고 있다./사진=백악관



불확실성 커진 11월 대선…FT "일부 미국인 코로나19 심각성 체감하게 될 것"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투병을 이어가면서 11월 대선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마스크 거부, 봉쇄 거부 등 위험을 경시하던 일부 미국인들도 코로나19의 심각성에 대해 체감하게 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이 미국 사회에 가져올 영향에 대해 보도했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감염이 수많은 미국민들에게 팬데믹의 심각성을 깨닫게 해줄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등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경시하는 언행을 해왔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좋거나 나쁜 것과 관계없이 (그가 감염됐다는 사실 자체가) 영향을 줄 것"이라며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위험성 경시 때문에 미국은 마스크 착용 등 예방 조치와 관련 다른 나라들보다 회의론적 시각이 높았다"고 전했다.

대선을 앞두고 캠페인의 성격도 달라질 것이라 봤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집회를 더이상 열 수 없게 됐다. 또 경쟁자인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신중함'을 조롱하는 것 역시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보건계의 우려를 무시하고 방역지침을 무시한 대규모 실내 집회를 열었다. 또 지난달 29일 TV토론에서는 "바이든은 볼 때마다 마스크를 쓰고 있다"며 "내가 본 것 중 가장 큰 마스크"라고 바이든 후보의 마스크 착용을 비꼬았다.

대선 쟁점 역시 코로나19와 트럼프 대통령의 건강문제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의 책임을 밖으로 돌리며 세계 경제와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 시위,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 지명 등을 대선 쟁점으로 가져가려 애썼다. FT는 "이젠 코로나19 외에 그가 원하는 소재로 사람들의 초점을 옮기는게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은) 대선 그 자체 뿐만 아니라 중요한 시기 미국 정부의 안보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면서도 "미국의 제도와 헌법은 어떤 일이 발생하더라도 제대로 작동할만큼 견고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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