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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정감사 앞둔 어느 초선의원의 각오[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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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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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7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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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우보세]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 위치한 새 당사에서 현판식을 하고 있다. 2020.10.5/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남중빌딩에 위치한 새 당사에서 현판식을 하고 있다. 2020.10.5/뉴스1
#“고생이 많다” 야당 출입기자가 된 후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듣는 말이다. 앞에 ‘그런 사람들 틈에서’가 생략된 일종의 위로다. 그런 사람들의 이미지는 비상식적, 수구적, 불통, 혐오감 등이 뒤섞인 무엇이다. 한마디로 일반 국민의 정서와 동 떨어진 ‘꼰대’같다는 얘기다.

왠지 억울해 대신 변명도 한다. 합리적인 사람들도 많고 진심 나라를 생각하는 의원들도 상당하다고 사례까지 들어가며 설명도 해본다. 쉽사리 설득은 안된다.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 넘어오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듯도 하다. 그러나 아직 요원하다. 초유의 탄핵 사태를 당한 지 3년이 훌쩍 넘었지만 지지자를 부끄럽게 만드는 비호감의 덫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지 못했다.

이미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건 언행이다. 말 한마디에 다른 성과가 묻혀버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언행을 조심하라고 거듭 강조한 것도 지독한 비호감을 끊어내는 첫걸음이라고 판단해서다.

물론 당사자들은 억울해 한다. 야당의 프레임에 갇혀 정당한 비판마저 막말로 매도당했다는 항변도 일리가 있다. 위선의 민낯을 드러낸 여당이 더하다는 지적도 타당하다. 하지만 패자의 한탄일 뿐이다. 문재인정권이 아무리 못해도 차마 야당에는 손이 안 간다는 중도층의 민심을 돌리지 못하면 선거는 또 진다.

#사서 고생이다. 야당 지도자가 설화(舌禍)에 휩싸일 때마다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다. 굳이 안 해도 될 말을 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적잖아서다. 코로나 시국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개천절 집회’를 두고 판사 출신인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그 사람들의 권리”라고 했다.

앞뒤 따져보면 틀린 말이 아니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에 대해 ‘교통과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이란 단서를 달았다. 주장이 다르다고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함부로 뺏을 수 없다.

그러나 온 국민이 일상생활과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판국에 ‘권리’란 단어는 마음에 상처를 낸다. 꾹 참고 버티고 있는 다른 국민들로서는 “그럼 내 권리는?”이라는 울분이 튀어나온다. 6년 전 ‘세월호 교통사고’ 발언도 비슷하다. 손해배상에 법적 문제를 말하던 맥락을 놓고 보면 논리상 할 수 있는 말이지만 참사에 아파하던 국민의 심정도 헤아렸어야 했다.

총선 직전에 나온 황교안 전 대표의 ‘n번방 호기심’ 발언도 마찬가지다. 가해자의 신상공개 여부 질문을 받고 "호기심 등으로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들어와보니 부적절하다 판단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서는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법조인 출신으로 일반론을 말한 것이었지만 반인륜적 범죄에 들끓던 여론을 충분히 읽지 못했다.

순간의 실수일 수 있지만 그런 것조차 관리해야만 하는 게 정치인의 숙명이다. 한번 엎질러지면 오래간다. 평소 습관적 행동부터 조심해야 한다. 아직도 포털 검색창에 ‘김무성’을 치면 3년도 더 된 ‘노룩’이 연관 검색어로 뜨는 게 현실이다.

#“고생 많으십니다” 한 초선의원이 제21대 첫 국정감사에 임하는 각오를 사석에서 밝혔는데 피감기관 쪽에 먼저 다가가 인사하겠다는 거였다.

사연은 이랬다. 관료 출신인 이 의원은 실무자 시절부터 서류뭉치를 들고 국회에 불려다녔다. 국감장에서 유심히 살펴보니 휑 그냥 가버리는 의원, 여야 의원들끼리만 인사하는 의원, 피감기관장이 찾아가면 인사하는 의원 등 각양각색이었다.

아주 간혹 피감기관을 향해 먼저 인사하는 의원도 있는데 그게 그렇게 고마웠다고 한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이 됐으니 이제는 자신도 그렇게 하겠다는 얘기다.

어떤 거창한 포부보다 묵직했다. 나보다 약자, 갑이 아닌 을의 입장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사소해 보이지만 그런 작은 언행 하나하나가 쌓여서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감동은 작은 데서 출발한다.

첫 국정감사 앞둔 어느 초선의원의 각오[우보세]



  • 박종진
    박종진 free21@mt.co.kr

    국회를 출입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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