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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원' 눈알 에르메스? 짝퉁과의 전쟁 '진짜'가 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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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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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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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명품 열풍의 그림자, 'K-짝퉁' 기승(下)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 공포도 대한민국의 명품 사랑을 막진 못한다. 오늘도 샤넬과 롤렉스를 사기 위해 백화점에 긴 줄이 늘어선다. 하지만 명품 열풍의 그늘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 짝퉁 유통도 증가하고 있다. K-짝퉁은 불황으로 인한 빈부격차 확대와 맞물려 돈은 없지만 명품을 소유하고 싶은 소비 수요를 10분의 1가격으로 자극하며 온라인에서 버젓이 유통되고 있다. 독버섯처럼 퍼지는 K-짝퉁의 지하경제를 들여다본다.


홍삼부터 BTS 굿즈까지…온라인서 물만난 짝퉁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2020년 가을/겨울 시즌 선보인 FAKE/NOT 컬렉션의 스니커즈/사진=구찌 온라인 공식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2020년 가을/겨울 시즌 선보인 FAKE/NOT 컬렉션의 스니커즈/사진=구찌 온라인 공식몰
'짝퉁'을 단속하는 국가기관은 경찰청, 관세청, 특허청과 각 지방자치단체다. 관세청은 국외에서 짝퉁이 들어올 때 세관에서 이를 적발하고 경찰청과 특허청 등은 주로 국내에서 짝퉁 단속을 한다.

대부분 짝퉁이 중국에서 유입되므로 관세청의 적발 규모가 큰데 2016년부터 올해 7월까지 관세청에 적발된 짝퉁 규모는 1조8098억원에 달했다. 국내에서는 경찰, 지자체와 특허청이 함께 짝퉁을 적발하며 특허청은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기관으로서 2010년 국내 최초의 위조상품 전문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을 출범시켜 상표권 침해는 물론 특허, 영업비밀, 디자인 침해 수사까지 맡고 있다.

특허청이 국내에서 10년간 적발한 짝퉁 건수는 4만5000건이며, 상표권 침해사범 3500여명이 형사입건됐다. 위조상품은 약 1200만점을 압수했는데 이들 짝퉁의 정품 가액은 약 5000억원을 기록했다. 관세청의 5년 적발 규모(1억8098억원)와 특허청의 10년 적발 규모를 합하면 2억3000만원이 넘는데, 실제 짝퉁 지하경제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짝퉁을 유통·판매하는 행위는 상표법 위반으로 형사입건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짝퉁의 유통, 판매, 구매가 워낙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어 위법 행위라는 인식 자체가 약한 상황이다.

(오른쪽에서 두번째)김용래 특허청장과 정연우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이 압수된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특허청
(오른쪽에서 두번째)김용래 특허청장과 정연우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이 압수된 물품을 살펴보고 있다/사진=특허청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유통업계의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변하면서 온라인 짝퉁 유통이 급증하고 있다. 특허청 특사경에 신고된 온라인 짝퉁 제보 건수는 매년 증가해 지난해 6661건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1~8월 신고된 건수만 1만2767건으로 지난해 전체 신고 건수의 두 배에 육박했다.

적발된 짝퉁은 가방과 의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자동차 부품도 있으며 최근에는 BTS(방탄소년단) 굿즈까지 짝퉁이 유통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특사경은 서울 BTS 콘서트현장 일대를 찾아 BTS 굿즈 짝퉁 판매업자들은 단속하고 계도하기도 했다. 당시 압수한 굿즈는 8000여점으로 정품 시가 7700만원 상당에 달했다.

윤규선 특허청 산업재산조사과 사무관은 "올 들어 온라인을 통한 위조상품 유통이 증가하는 흐름이 관찰되는데 위조상품 판매는 상표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을 받는다"며 "특허청은 온라인 위조상품 모니터링단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 위조상품 유통을 적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위조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위법은 아니지만 구매를 자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허청은 위조상품인 줄 알고 사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인식 제고 사업도 펼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1억 가방' 에르메스는 왜 30만원 눈알가방에 발끈했을까



'30만원' 눈알 에르메스? 짝퉁과의 전쟁 '진짜'가 화났다


#지난 7월 프랑스 명품 에르메스(Hermes)는 자사 디자인을 모방한 한국 브랜드 플레이노모어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대법원까지 가며 5년 만에 승소했다. 에르메스는 자사의 대표 가방인 버킨백과 켈리백에 눈알 모양 도안을 붙여 판매하는 행위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며 2015년 소송을 냈다.

버킨백과 캘리백은 2000만원에서 1억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가방이며 플레이노모어의 눈알 가방은 10만~30만원대다. 에르메스는 장기간의 소송과 법률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소송전을 벌였다.

패션업계에는 "명품 브랜드의 짝퉁이 출현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인기 있는 브랜드의 부상은 필연적으로 짝퉁의 출현을 동반한다는 것. 위조상품이 없는 명품이란 있을 수 없으며 어떤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가 나왔는데 짝퉁이 출현하면 비로소 명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기도 한다.

하지만 에르메스를 비롯해 샤넬, 루이비통 등 글로벌 주요 명품 기업들은 위조상품에 대해 법적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짝퉁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루이비통은 프랑스 파리 본사에 위조방지팀을 두고 서울, 도쿄, 홍콩, 뉴욕, 상하이 등 전 세계 7개 도시에서 각국의 법률집행 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에르메스도 위조품을 대량 유통하는 경우 법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고 있다.

소송의 대상이 됐던 플레이노모어의 눈알가방 이미지/사진=플레이노모어
소송의 대상이 됐던 플레이노모어의 눈알가방 이미지/사진=플레이노모어


에르메스 대 플레이노모어의 일명 '눈알가방' 소송을 두고는 글로벌 명품 대기업이 한국의 영세 가방제조업체를 상대로 소송했다며 논란도 있었다. 하지만 패션업계는 에르메스가 자사의 디자인·상표권 등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상징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 소송을 대법원까지 끌고 갔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짝퉁에 대한 소송 자체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이슈화시킬 수 있어 일종의 '노이즈(소음)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해석도 있다.

송은희 IAC(이탈리아 아시아 커뮤니티) 대표는 "패션업계에서 짝퉁은 초고가 명품을 살 수 없는 사람들에게 제품을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일종의 마케팅 수단이 되기도 한다"며 "짝퉁과의 전쟁, 짝퉁을 적발해 불태워버리는 퍼포먼스 등 명품 본사에는 짝퉁의 존재 자체가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해외패션 브랜드를 공식 수입·유통하는 회사들도 짝퉁 유통 방지를 위해 노력 중이다. 삼성물산 패션 부문은 톰브라운, 아미(AMI), 메종 키츠네를 수입·유통하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메종 마르지엘라, 클로에, 아르마니 등을 유통 중이다. 대규모 위조상품이 판매될 경우 해당 수입브랜드 본사에 알리거나 판매 중단을 요청하는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위조상품을 유통하는 사업자 다수가 영세·소상공인이기 때문에 짝퉁 유통에 대해 판매 중지를 요청하는 정도로 대응하고 있다"며 "대량 판매업자 중심으로 유통 중단을 요청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오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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