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국산화로 K뉴딜·글로벌 시장 조준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정부가 내놓은 국가 프로젝트 '한국판 K뉴딜'. 핵심 축인 '디지털 뉴딜'은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생태계' 강화를 목표로 한다. 산업 각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을 적극 시도하고 AI(인공지능) 및 5G 시대에 걸맞는 생산성을 구축, '성장'과 '일자리 창출', 모두를 잡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뉴딜의 SoC(사회간접자본)도 흔히 '댐'과 '고속도로'로 비유된다. '데이터 댐'은 AI 연구·개발에 따르는 빅데이터를 쉽게 활용, 가공할 수 있는 방대한 장(場)이다. '데이터 고속도로'는 누구나 쌩쌩 달릴 수 있는 도로처럼 AI 산업 속도전에 힘을 보탠다. 5G도 중요 자산이다. 5G는 개인적 편의를 넘어 IoT(사물인터넷) 등과 함께 산업 곳곳에 스며들어 디지털화를 가속화한다.


이에 따라 유관 기업들은 AI 및 5G 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는 R&D(연구·개발)에 적극 투자 중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로 약진 중이다.
엘에스디테크, 몬스터 GPU 서버.."세계 최고 성능과 경쟁"엘에스디테크는 '데이터 댐'과 '데이터 고속도로' 공급에 힘쓰고 있다. AI 핵심 인프라인 가속 GPU(그래픽처리장치) 서버와 IDC(인터넷데이터센터)를 통해서다. AI 산업으로 주목받는 엔비디아의 성장 전략과 유사성을 띤다.

GPU를 최대 10개 탑재할 수 있는 모델 'L4210S-10G(4U)'/사진제공=엘에스디테크

엔비디아는 게임 그래픽으로 유명세를 탔지만, 몇 년 사이 AI 딥러닝 연산에 GPU가 널리 쓰이게 되면서 폭풍 성장 중이다. 특히 IDC 매출(올해 2분기 기준)이 효자 아이템인 게이밍 매출을 넘는 기염을 토하며 연매출 17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엔비디아 제품 의존도는 높다. GPU야 그렇다 쳐도 여기에 따르는 AI 핵심 인프라인 GPU 서버도 외산 제품이 독차지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이 못내 아쉬워 엘에스디테크는 GPU 서버의 기술 독립을 시도했다. 고성능 서버 개발 기술을 살려 AI 연산 효율을 극대화한 '몬스터 GPU 서버'를 개발했다.

엘에스디테크는 엔비디아 제품 모델과의 이미지 처리 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세계 최고 성능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김민제 엘에스디테크 기술연구소 수석은 "GPU 서버 중 성능이 가장 좋다는 제품 모델과 '레스넷(ResNet)-50' 알고리즘의 이미지 처리 테스트를 했다"면서 "몬스터 GPU 서버(엔비디아 V100S 8개 탑재)는 초당 1만9070개로 1만805개를 처리한 엔비디아의 DGX-2 서버보다 처리 성능이 우수하다"고 했다. 이어 "범용PCIe 방식으로 구성한 덕에 가격과 성능 모두 우수한 것"이라고 했다.


엘에스디테크는 디스크 I/O(입출력) 병목 현상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이는 서버 전체 성능을 결정짓는 핵심 기술이다. 디스크에 저장된 데이터를 마치 고속도로의 차선을 여러 개로 만드는 것처럼 처리한다. MAC-T(멀티 어레이 채널 변환)라는 기술로 서버 성능을 30%가량 향상했다. 디스크에 90% 이상 데이터가 꽉 차도 서버 성능이 유지된다.

IDC(인터넷데이터센터)도 엘에스디테크가 주력하는 분야다. 올해 IDC 사업에 진출했다. 오는 2022년 충청남도 내포 도시첨단산업단지에 완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IDC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를 감당할 수 있는 공간이다. 김승욱 엘에스디테크 대표는 "K뉴딜과 AI 서비스가 본격 상용화됐을 때 이를 버텨낼 '데이터 댐' 역할을 해내겠다"고 했다.

센서뷰, 5G 케이블·안테나로 5G는 지금보다 훨씬 더 빨라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네트워크 인프라와 통신 장비 등 5G 근간이 되는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 특히 속도와 관련해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바로 새로운 주파수 '밀리미터파'(mmWave)다. LTE(4세대 이동통신) 등의 기존 무선 네트워크는 모두 6GHz 미만 통신망을 써왔다. 국내 상용 5G도 아직 저주파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제대로 된 5G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고대역 밀리미터파(24GHz 이상)를 외면할 수 없다.

미국은 밀리미터파 도입에 가장 공격적이다. 버라이즌과 AT&T 등 현지 이동통신사들은 밀리미터파 5G 서비스를 이미 개시했다. 5G를 빠르고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는 밀리미터파 5G 펨토셀이다. 대역폭이 넓지만 전파 전송이 어려운 밀리미터파의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작은 기지국이다. 여기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 중 하나는 국내 기업이 꽉 잡고 있다. 센서뷰(대표 김병남)는 대체 불가능한 성능의 5G 펨토셀용 초소형 선로를 개발했다. 소재 가공기술 및 정밀 설계, 공정 기술 등을 발휘해 개발한 것으로, 고성능 케이블·안테나 국산화 사례 중 하나다.

5G 펨토셀용 초소형 선로/사진제공=센서뷰

이 초소형 선로는 1㎜의 둘레로, 겉보기에 작고 단순하지만 통신 품질에 큰 역할을 한다. 동시에 개발은 까다로운 편이다. 5G 펨토셀 내 RF(무선주파수) 모듈칩과 베이스밴드 반도체를 연결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신호 손실' 등 통신 품질을 저해하는 것을 얼마나 막아낼 수 있냐는 것이다.

센서뷰는 케이블 초저손실 및 EMI(전자파간섭) 차폐 성능을 구현했다. 경쟁사 제품군과 비교했을 때 EMI 차폐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 EMI는 전자기기 칩 간 오작동을 유발하는 만큼 주요 고려사항이다. 이 성능 덕에 센서뷰는 최근 미국 소재의 글로벌 5G 회사에 단독 납품하게 됐다. 2021년 양산될 5G 펨토셀에 탑재될 예정이다.

센서뷰 측은 "세계 최초로 슬라이드 체결 방식으로 커넥터를 설계했다"면서 "해외 경쟁사보다 전송선로 신호 손실을 20% 이상 개선한 데다 현존 동일 제품뿐 아니라 평판형 다층적층 케이블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고 했다. 이어 "진동에 취약한 기존 커넥터의 단점도 해결했다"면서 "미국 전역으로 5G 투자가 확대됨에 따라 폭발적 매출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했다.

5G 검수장비로도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19년부터 삼성전자의 5G 폰 양산 라인에 관련 제품을 공급 중이다. 초소형 광대역 안테나는 △24GHz △28GHz △39GHz 밀리미터파 대역을 모두 지원한다. 세계 처음으로 평면 안테나 기반의 OTA(안테나 방사 측정 시스템) 검수 기술을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다중 대역에서 우수한 원형평판을 자랑하는 데다 주파수별 튜닝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