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인구감소에 코로나…지방은행들 이런 상황에서도 성장한 비결

머니투데이
  • 김지산 기자
  • 김평화 기자
  • 양성희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5,560
  • 2020.10.14 04:50
  • 글자크기조절
  • 댓글···

[MT리포트] 지방은행 생존법(上)

[편집자주] 지방은행의 현실은 코로나19와 제조업 위축에 따른 지역경기 침체, 그로 인한 연체율 증가와 이익감소로 요약된다. 여기에 인구감소로 인해 미래의 존립근거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는 곧 지방은행의 위기가 심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경제 위축·코로나…지방은행, 더 큰 '악재' 다가온다


인구감소에 코로나…지방은행들 이런 상황에서도 성장한 비결
부산·경남·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 6개 지방은행들의 상반기 순익은 6000억여원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7000억여원에서 17.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들은 4조2000억여원 순이익을 냈다. 감소폭은 14.8%였다. 지방은행보다 양호했다.

얼핏 보면 지방은행이 시중은행보다 약간 더 어려운 정도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살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상반기 말 시중은행들의 대손충당급 적립률은 134.8%. 1년 전보다 16.4%p 높아졌다. 반면 지방은행들은 90.6%로 같은 기간 오히려 4.1%p 낮아졌다.

대손충당금은 대출금이 떼였을 때에 대비해 쌓아두는 돈이다. 충당금은 순이익에서 고스란히 빠진다. 지방은행들이 시중은행처럼 적립률을 늘렸다면 순이익은 더 줄었을 거란 얘기다. 실제 격차가 더 크다는 의미다.

지역의 불균형 발전과 자본의 수도권 집중현상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지방은행들의 입지는 좁아져 왔다. 그렇다고 당장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한 수준은 아니다. 핵심 수익성 지표인 ROA(총자산이익률)를 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0.60%였다. 같은 기간 시중은행 평균 0.47%를 웃돌았다. 올 상반기에도 0.60%로, 일반은행 전체 평균 0.52%보다 위에 있다.

그러나 잠재부실의 가능성은 더 높다.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한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79%였다. 시중은행들은 0.38%다. 나이스신용평가가 대출 원리금 상환 유예 종료 같은 이벤트를 고려해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자산 건전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지방은행들의 부실채권 비율이 지금의 3배가 넘는 최대 2.6%까지 뛸 것으로 추산됐다. 현실화된다면 지난해 순이익의 95.1%를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가 대구를 강타하는 바람에 현지 서민금융 비중이 높은 DGB금융의 타격이 두드러졌다. 상반기 코로나19 취약업종과 위험업종 여신 증가 기여도에서 대구은행은 각각 64.1%, 39.9%로, 일반은행 평균 35.2%, 11.5%를 크게 웃돌았다. 그 결과 상반기 대구은행 모기업 DGB금융의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337억원으로 1년 전보다 45.2% 급증했다.

반면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JB금융은 충당금 전입액이 814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0% 늘린 정도에 그쳤다. 이렇게 2002억원 순이익을 거두며 JB금융은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BNK금융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만약 코로나19가 없었다면 DGB금융 순이익(1851억원)은 JB금융을 뛰어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코로나19가 지방은행들의 실적에 변수가 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방은행들이 맞닥뜨린 보다 근본적인 악재는 인구 감소다. 우리나라 수도권 인구는 지난해 12월 사상 처음으로 지방 인구를 넘어섰다. 사람 뿐 아니라 돈은 벌써부터 수도권으로 흘러들었다. 한국은행의 광역시도별 여수신 통계를 보면 2018년 기준 서울을 제외한 16개 광역시도의 여신 초과 수신액(역외유출)은 283조3000억여원으로 총수신액의 16%에 달했다. 지방은행이 수도권 등 타 지역이나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다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역외유출은 지역경제 약화와 불균형에 의한 것으로 지방은행이 지역 금융기관으로 역할이 점차 위축되는 상황을 보여준다”며 “공공자금은 지방은행을 이용해야 하는 제도적 장치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산 기자






'성장 or 퇴보' 열쇠 쥔 지방금융 리더 '3인3색'


인구감소에 코로나…지방은행들 이런 상황에서도 성장한 비결
코로나19로 지방은행 경영 환경이 악화됐지만 사실 코로나19 이전부터 지방경기는 좋지 않았다. 지방 금융그룹들이 비금융 계열사를 추가하거나 수도권과 해외로 영역을 넓히려고 시도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코로나19는 시중은행과 격차가 벌어지는 하나의 계기가 됐을 뿐이다.

CEO들의 고민은 깊을 수 밖에 없다. 올해 연임에 성공한 김지완 BNK회장의 지난 행보에서도 이런 흔적이 읽힌다. 그는 2017년 9월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 조치엔 지방은행 생존전략의 축소판이라고 할 만한 내용이 담겼다. 키워드는 ‘외연 확장과 내실’.

김 회장은 디지털총괄과 WM(자산관리)총괄, 글로벌사업 총괄 본부를 신설하고 투자은행(IB)본부를 기업투자금융(CIB) 총괄본부로 확대 재편했다. 비이자수익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와 함께 수도권 은행 영업을 강화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전국 영업점 추이를 보면 2017년 말 427개 점포가 올 상반기 405개로 줄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수도권 점포는 16개에서 18개로 늘었다.

이 같은 전략을 실행한 결과 BNK는 단단해졌다. 2017년 94조3500억여원이던 그룹 자산은 올 상반기 111조5100억여원으로 불어났다. 순이익은 3867억원에서 5989억원(2019년 말)으로 2년만에 54.9% 급증했다. BNK투자증권 순이익은 2017년 19억원에서 지난해 말 210억원으로, BNK자산운용은 7억원에서 25억원으로 증가하며 비은행 부문의 성장을 이끌었다. 비은행 이익 비중은 김회장이 취임하던 2017년 3분기 12.8%에서 올 상반기 21.6%로 확대됐다.

김태오 DGB금융 회장은 은행 중심 금융그룹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구했다. 이는 곧 비이자이익의 확대를 뜻한다. 역시 살아남기 위한 선택이었다. 대표적인 성과는 2018년 인수한 하이투자증권이다. 김 회장 임기 중 인수한 유일한 비은행 자회사다.

그룹 내 기여도는 최고다. 동학개미들에 의한 폭발적인 주식 거래로 증권 수수료 수입이 크게 늘면서 상반기 하이투자증권은 48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기존 비은행 자회사인 DGB캐피탈, DGB생명 모두 이익이 개선되면서 상반기 비은행 수익은 39%를 넘어섰다. 대구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진 것이다. 하이투자증권 인수 전인 2017년 그룹 전체 이익에서 대구은행 비중은 90%에 달했다.

DGB는 글로벌 사업으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대구은행은 최근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DGB특수은행 (DGB Specialized Bank)’의 상업은행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대출 뿐만 아니라 수신·외환 등 종합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다. 이달 5일에는 2018년 인수한 현지 대출전문은행을 상업은행(CB)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지주 회장 취임과 동시에 과거의 양적 성장에 제동을 걸고 여신 관리와 역내 기반 강화, 해외 진출을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 관리력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다. 상반기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충당금 전입액 증가율 규모가 경쟁 지방금융그룹들에 비해 크게 낮은 32.0%에 그친 것.

역내 기반 강화는 안방시장 점유율이 계속 낮아지자 나온 처방이다. 실제 김 회장이 취임하기 직전인 2018년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역내 여신 점유율은 각각 24.7%, 20.4%로 1년만에 각각 0.5%p, 2.2%p 낮아지는 등 내리막을 걸었다. 올 상반기 말 현재 두 은행 점유율은 22.2%, 19.4%로 더 떨어진 상태다.

JB금융은 지역 밀착 관계형 금융과 1금융권과 2금융권 사이 중금리 대출 수요를 겨냥한 ‘1.5금융’ 전략을 구사하며 지역 시장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도 공략중이다. JB금융은 올 4월 베트남 모건스탠리 게이트웨이 증권 지분 100%를 인수하며 광주은행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JB금융은 이 곳에서 국내 투자자를 대상으로 현지 부동산 및 인프라 개발 관련 금융주선업무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 1금융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지방금융그룹 수장들은 지나온 길보다 헤쳐갈 길이 더 험난하다. 지방 경기 추락과 인구 소멸에 가속도가 붙어서다. 지난해 2월 수도권 인구가 지방을 넘어서고 코로나19로 지방 일자리가 속속 사라지면서 3,4월 수도권 순유입 인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많은 2만7500명에 달했다. 이대로 두면 은행 존립 기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BNK의 경우 인구학자 조영태 서울대 교수가 BNK금융 임원들을 대상으로 부산·경남 지역의 인구절벽에 대해 시뮬레이션 한 내용을 강연한 뒤 임원들은 충격을 받았다. 미래의 일이 아니라 당장의 문제임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BNK그룹은 조 교수 강연 직후 새 미래전략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인구절벽은 BNK 뿐 아니라 DGB, JB금융 등 지방 금융그룹 모두의 문제다. 1.0명이 안 되는 출생률을 감안하면 금융그룹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단지 지방이 먼저 겪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지방은행들의 해법이 주목된다.

지방금융지주 회장들(왼쪽부터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지방금융지주 회장들(왼쪽부터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김지산 기자, 김평화 기자





탈지방하는 지방은행의 '투트랙 활로'



지방금융지주 상반기 성적은.../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지방금융지주 상반기 성적은.../그래픽=유정수 디자인기자

지방금융그룹이 살 길을 찾는 방식은 ‘투트랙’이다. 지방 중소기업과 함께 일어나고자 지역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드는 한편 영업 영역을 무한대로 넓히는 ‘탈(脫)지방’에 힘쓴다. 탈지방 전략의 양대 축은 디지털과 글로벌이다. 아울러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일에도 주력한다.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DGB금융그룹은 올 들어 지역밀착사업에 집중했다. 상반기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COVID-19) 확산세가 무섭게 번지면서 지역 경기가 어느 때보다 울상이었기 때문이다. ‘지역이 무너지면 지역금융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게 김태오 DGB금융 회장의 지론이다. DGB금융은 대구은행을 앞세워 코로나19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애썼다. 그 결과 2분기 13.6%의 대출 성장률을 달성했다. 그럼에도 연체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1%P 개선한 0.52%를 기록했다. 대구은행은 영업점에서 긴급생계자금 지원 신청서를 받고 행정복지센터에 직원 절반을 파견하며 공적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 5~7월 중소기업 지원 차원에서 보증서담보대출 평균금리를 은행권 최저 수준인 1.85%로 정했다. DGB금융은 이처럼 코로나19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상반기 선방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은행이 ‘퍼 주는’ 기능을 하는 동안 하이투자증권 등 비은행 부문이 잘 싸워준 덕분이기도 하다. 특히 하이투자증권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3% 늘었다.

일찍부터 은행, 증권, 캐피탈, 자산운용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BNK금융도 마찬가지 전략을 쓰고 있다. BNK금융은 부산·경남 지역 안에서 디지털 영업 경쟁력을 키우는 일에 한창이다. 시니어 고객도 많아 온·오프라인의 조화를 추구한다. 기존 은행 영업점을 스마트하게 변신하게 하는 방식이다. 부산은행은 ‘미래형 영업점’으로 이름을 단 디지털 점포 확장에 힘쓴다. 오프라인 영업점에서도 스마트 기기로 웬만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은퇴세대로 구성한 ‘시니어 서포터즈’를 배치해 디지털 소외계층이 생겨나지 않도록 했다. BNK금융은 디지털과 함께 글로벌도 핵심 과제로 삼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셌지만 상반기 부산은행은 중국 난징지점에서 영업을 시작했다. 하반기엔 BNK캐피탈을 앞세워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디지털 금융을 도입하면서 현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비은행부문도 잘 다져 놓고 있다. BNK금융은 지방금융지주 중 종합금융의 포트폴리오가 가장 탄탄하다고 여겨진다.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는 올 상반기 21.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P 올랐다.

JB금융은 글로벌 성과가 빛난다. 지난 4월 베트남 ‘모건스탠리 게이트웨이 증권사’를 품고 광주은행 자회사로 편입시킨 데 이어 최근에는 간판을 ‘JB증권 베트남’으로 바꿔달았다. 이로써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 JB우리캐피탈 미얀마 현지 법인과 함께 ‘동남아 금융벨트’를 탄탄히 했다. 프놈펜상업은행은 실적 개선도 이뤘다. 2분기 순이익은 55억원 규모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7.5% 늘었다. JB금융은 한때 수도권에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영업망을 넓히기도 했다. 2분기 대출 포트폴리오를 보면 광주은행의 수도권 비중은 34.6%, 전북은행의 경우 22.6%다.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터라 요즘엔 지역밀착 경영에 다시 집중하는 분위기다. 올해 통합연차보고서에서 밝힌 7대 지속가능경영 지향점엔 ‘지역사회 가치창출’, ‘지역사회 나눔’이 포함됐다. 언택트 경쟁력도 입증했다. JB우리캐피탈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하면서다. 언택트를 비롯한 디지털 경쟁력을 키우면서는 젊은 직원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었다. 과장급 이하 직원들로 ‘디지털 커뮤니티’를 구성해 디지털 전반과 관련한 주제로 스터디할 수 있게 지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글로벌에서 답을 찾는 지방은행의 해법도 시중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다만 지방은행은 기반으로 삼고 있는 지역을 외면할 수 없어 코로나 시대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양성희 기자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머니투데이 기업지원센터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