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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백신 유통·보관 모든게 엉망…"코로나 백신은 다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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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영호 기자
  •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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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15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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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구멍뚫린 백신사업(上)

[편집자주] 독감 백신의 ‘배달사고’를 계기로 국가 예방접종사업의 부실한 민낯이 드러났다. 제조부터 유통•관리까지 콜드체인(냉장유통)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정부당국의 관리감독도 허술했다. 총체적 부실이다. 독감 백신보다 유통•관리가 까다로운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을 앞두고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이 당면과제가 됐다.


[단독]흰색소변·관절염…'백색입자' 독감백신 이상사례 55건


전문가 "이상사례 전수조사 필요"

독감백신 유통·보관 모든게 엉망…"코로나 백신은 다르겠나"
‘백색입자(불용성 미립자)’가 발생해 회수 조치된 한국백신의 독감(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자 중 이상반응 사례가 50건 넘게 신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상반응 신고사례가 다수 보고되면서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콜드체인’을 촘촘히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회수대상인 한국백신의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이상사례가 발생해 신고한 건수는 12일 기준 55건이다. 대표증상으로는 국소반응이 23건으로 가장 많고 발열 14건, 알레르기 11건 등이다. 이외에도 경련이 발생하거나 두통, 복통, 관절염, 어지러움 증상이 발생한 사례가 있고, 접종 후 흰색소변이 나왔다는 신고도 들어왔다.

앞서 정부는 유통과정에서 상온노출로 안전성이 의심된 신성약품의 독감 백신 48만개를 회수한 데 이어 한국백신이 제조한 독감 백신 중 항원단백질 응집체로 추정되는 백색입자가 발견된 61만5000개도 회수했다.

백색입자가 처음 발견된 영덕군 보건소 독감 백신 주사기에는 25㎛(마이크로미터) 이상 백색입자가 2480개로 기준치인 600개를 4배 이상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 이상인 백색입자는 1만5681개가 발견돼 기준치인 6000개를 훌쩍 넘겼다.

문제가 된 백신은 한국백신의 제조 원액인 ‘코박스플루’와 A업체의 시린지(주사기)가 결합된 제품이다. 이의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백신 원액을 특정 주사기에 넣었을 때 상호 반응이 일어나 백색입자가 생겼다”며 “470만9340개 중 이번에 회수한 61만5000개만 문제가 있고, 나머지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회수 대상 백신을 이미 접종한 사람은 전국 1만7784명이다.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3630명이 접종했고, 전남, 경북, 전북, 강원, 서울 등에서 1000명 이상 접종했다. 부산과 세종에서만 접종 사례가 나오지 않았다.

상온노출에 이어 백색입자 문제로 총 110만개 가량의 독감 백신이 회수 조치된 가운데 지금까지 누적 이상사례 신고건수는 이번 한국백신 55건과 민간 유료 접종자를 포함해 모두 250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50건 이상 신고된 제조사는 3곳이다. 제조사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질병청은 “이상반응 신고는 예방접종 후 발생하는 증상이나 질환을 신고하는 내용”이라며 “신고된 이상반응과 백신 간의 관련성이 인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상온노출 백신과 마찬가지로 백색입자 백신을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식품·의약품 안전규제 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6일 문제를 발견하고도 3일 뒤에야 발표한 것은 이상반응 사례가 더 늘어나는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백신에서 백색입자가 눈에 보일 정도로 발견됐다는 것은 접종자의 국소반응, 통증, 부종 등의 사례 증가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신고된 사례만 이 정도라면 실제 이상사례는 더 많을 수 있는만큼 전수조사를 통해 상황을 파악하고 이전 접종사례와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지영호 기자





콜드체인 곳곳이 부실…"코로나 백신 나와도 문제"


의료기관 10곳중 3곳만 적정온도 보관


독감백신 유통·보관 모든게 엉망…"코로나 백신은 다르겠나"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의 ‘상온 노출’ 사고를 계기로 백신 관리 전반에 대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단순히 유통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백신 제조와 의료기관 보관 및 사용, 정부의 사후 관리까지 모든 과정이 엉망이었다.

향후 코로나19(COVID-19) 백신이 개발돼 공급될 때도 똑같은 문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구멍 난 백신 관리체계를 대대적으로 손질해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시급히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커진다.

1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백신은 제조사에서 출고된 후 2~8℃에서 보관돼야 하지만 2018년 실시한 조사 결과, 콜드체인(냉장유통) 원칙을 지킨 의료기관은 86곳 중 26곳(3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상온 노출 사고 이전부터 백신이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었다는 얘기다. 보건소 39곳 중에서는 15곳(38.5%)만 적정 온도를 유지했고 동네의원·병원·종합병원 등 민간병원에서는 47곳 중 11곳(23.4%)만 콜드체인 원칙을 지켰다.

백신을 의료용이 아닌 가정용 냉장고에 보관하는 경우도 있었다. 전용 냉장고를 갖고 있더라도 성에가 끼는 등 청결유지를 지키지 못한 사례, 유효기간을 확인하지 않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백신을 보관한 사례들도 적발됐다.

이번에 확인된 상온 노출 백신의 유통과정을 보면 백신 상자를 덩그러니 땅바닥에 놓거나 냉장차 화물칸을 활짝 열어놓고 상·하차 작업을 하는 등 관리부실이 심각했다. 지난 8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감자·고구마도 그렇게 운송하지 않는다”는 질타가 나왔다.

◆정은경 ‘상온 노출’ 사과 직후 ‘백색입자’ 백신 논란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보건복지위원회의실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등 2020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0.10.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보건복지위원회의실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등 2020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공동취재사진) 2020.10.07. photo@newsis.com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국민에 큰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협력해 향후 백신 관리와 유통, 의료기관 내 안전관리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직후 또다시 백신 문제가 터졌다. 이번에는 ‘백색입자’ 논란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일 지역 보건소로부터 관련 보고를 받고도 9일이 되어서야 관련 사실을 공개했다. 이로 인해 7~9일 사이 6479명이 문제가 된 백신을 접종했다.

정부는 ‘백신 제조상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지만 제조 과정에서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잇단 백신 사고로 100만명 분량이 회수되면서 국내 백신 공급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정부는 업체와의 백신 조달계약 절차를 개선하고 백신보관 및 수송 가이드라인의 실행력을 높이는 한편, ‘백신관리 체계가 질병청-식약처-보건복지부로 나뉘어 있어 유통·관리에 혼선이 생긴다’는 지적을 수용해 이에 대한 개선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백신 관리 전반에 대한 개선작업과 함께 백신 관리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일선 의료기관들에 접종 중단 사실을 신속히 공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예년처럼 지난 7월에도 위탁의료기관들에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 관리지침’이 제공됐다. 하지만 지침에는 비상사태 발생 시 연락에 대한 규정이 없다”며 “신속한 전파가 이뤄져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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