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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 간담회에서 질문한 기자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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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고금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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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15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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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 뒤 ‘토착왜구’ 주어론과 국어학에 대한 주장을 듣고…주술 호응 관계의 부적합 등 3가지 반론

조정래 작가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정래 작가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정래 작가가 지난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정래 작가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정래의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기대 이상의 논란으로 번진 ‘친일파’ 답변과 관련한 질문을 던진 기자입니다.

등단 50주년 기념 파티에 난감한 질문을 던져 불편하실 수도 있었겠지만,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마냥 피할 수도 없었습니다.

제가 던진 2가지 질문의 요지는 △역사적 사실 충실성에 입각해 독자가 오독하지 않도록 사실이 얼마나 투영됐는가(그 사례로 ‘반일 종족주의’에서 제기한 소설 ‘아리랑’의 학살 장면) △위기의 순문학이 살아남기 위해 성공한 작가가 건네줄 말은 무엇인가였습니다.

실제 간담회에서 던진 질문은 더 길었지만, 작가께서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더군요. 다만 현재 논란이 되는 첫 번째 질문에 조 작가님은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돼 버립니다”라고 답변하셨습니다.

이 답변에 언론들이 대부분 ‘일본 유학 다녀오면 친일파’ 식으로 기사를 내보냈는데, 조 작가님은 1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토착왜구’라고 하는 주어부를 빼지 않고 그대로 뒀다면 이 문장을 그렇게 오해할 이유가 없고 국어 공부한 사람은 다 알아듣는 이야기”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이해 가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3가지입니다.

우선,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이라는 표현 자체가 당시 현장에서 주어로 읽히기 힘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조 작가님은 뒤에 ‘사람들’로 생략된 문구를 주어로 보시고 얘기를 했지만, 일단 ‘말’로 전해 받은 당시의 뜻은 ‘~부르는’이라는 일종의 수식이 뒷부분과 호응이 맞는 어구로 보기 힘들었다는 겁니다.

둘째, 설사 ‘토착왜구로 부르는 사람들이~’로 해석한다 해도, 서술어 ‘돼 버립니다’와 호응이 맞는지도 의문입니다. ‘이다’가 아닌 ‘돼다’는 주어와 보어의 관계가 달라져야 하는 변화의 특징을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이미 친일파가 된 토착왜구(자생적 친일파)가 유학 갔다 와서 친일파가 된다는 것은 주어와 보어의 관계에서 맞지 않는 호응인 셈입니다.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은 조정래 작가. /사진=뉴시스
올해 등단 50주년을 맞은 조정래 작가. /사진=뉴시스

셋째, 만약 그렇게 ‘됐다’는 의미를 애써 연결하려 한다면 이 문장 사이에 첨가한 ‘무조건 다’라는 부사(수식어)를 다른 부사로 바꿔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토착왜구가 친일파가 돼 버린다’ 앞에 ‘더 강한’이나 ‘강성의’ 같은 단어가 맞는 수식이지, ‘무조건 다’는 일본 유학을 다녀오는 사람들로 한정할 수밖에 없는 제약이 생기는 셈이지요.

작가님이 완벽하게 전달하지 못해 그 ‘의도’조차 파악하지 못하느냐고 항변할 수도 있겠지만(차라리 그랬으면 더 나은 해결책이었을지도 모를), 주술관계를 이해하는 상태에서 아무리 연결하려 해도 토착왜구가 친일파가 된다는 호응은 위 세 가지 이유로 힘들다는 것만 확인할 뿐입니다.

작가님이 전하려는 의도가 무엇인지 가늠할 수는 있지만, 글을 쓰는 것처럼 말을 할 때도 분명한 문법적 규칙이 필요하고, 또 그렇게 써야 제대로 전달되는 게 아닐까요.

등단 50주년에 맞춰 낸 세 작품에 모든 인용부호와 문장 호응, 조사까지 고쳐 퇴고한 것으로 아는데, 그 일관된 실행이 기자간담회에서 그대로 이어지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한 뒷맛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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