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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주 성적표, 100년만에 '최악'…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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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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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1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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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에서 가치주가 성장주 그늘에 가려져 100년 만의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실적이나 자산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을 말하는 가치주는 올해 유동성 잔치에 힘입은 증시 랠리에 올라타지 못한 채 점점 더 뒤처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AFP
/사진=AFP
FT는 지난 10년 동안 가치주가 투자자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던 게 사실이지만 올해엔 상황이 "초라함을 넘어 애처로울 정도"라고 진단했다.

가치주 투자에 주력하던 운용자산 100억달러(약 11조4600억원) 규모 헤지펀드가 36년 만에 백기를 들고 폐업을 선언할 정도다. AJO파트너스는 14일 "역대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가치주 부진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앞으로 가치주 투자 기회가 또 있겠지만 언제 올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1984년 설립돼 2007년엔 운용자산이 300억달러를 넘기도 했던 AJO파트너스의 철수는 가치주에 특히 혹독한 최근의 시장 환경을 극명히 보여준다는 게 FT의 지적이다. AJO는 사업을 접고 투자금을 고객들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앤드루 랩손 퀀트리서치 총괄은 "가치주가 외면받은 게 처음은 아니지만 확실한 건 가치주 성적이 100년 만의 최악이라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러셀1000성장주 지수는 올해 30% 가까이 치솟았지만 러셀1000가치주 지수는 10% 하락을 기록 중이다. 또 지난 10년 동안 미국 성장주는 300% 넘는 수익률을 안겨, 가치주 수익률을 3배나 웃돈 것으로 집계된다.

가치주가 부진한 배경을 두고는 전문가들마다 진단이 엇갈린다. 소시에테제네랄은 근본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한 상황에서 가치주가 경기 민감업종에 주로 포진해 있기 때문에 저평가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관건은 가치주가 다시 빛을 발할 날이 올 것인지 여부다. 골드만삭의 피터 오펜하이머 글로벌 주식전략가는 가치주가 주목받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바이러스 백신이 나오고 경기 개선 기대 속에 채권 수익률이 상승(채권 가격 하락)하면 순환매 장세를 촉발해 가치주 매력이 돋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압하이 데쉬판데 센터스톤인베스터스 애널리스트도 "가치주 투자자들의 고통이 심할수록 재기는 더 강력했다. 특정 업종이나 개별주가 한번 주목받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이 쏠리는 건 시간문제"라며 가치주 반등을 낙관했다.

AJO의 폐업이 가치주 부활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AQR자산운용의 클리포드 애스니스 대표는 "잔인하게도 어떤 분야에서 항복 선언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스트레스가 세다는 것이고 흐름이 바뀔 시기도 임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닷컴버블이 최고조에 달했던 1999~2000년 사이에도 대형 가치주 투자펀드가 문을 닫았지만 닷컴버블이 터지고 흐름이 반전되면서 가치주가 시장을 장악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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