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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술특례상장 100호, 혁신성장의 밑거름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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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훈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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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1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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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거래소는 매출과 이익이 양호한 기업을 상장해왔다. 때로는 일정기간 이상의 업력을 요구하기도 한다. 예컨대 미국은 증권신고서를 작성할 때 3년치 재무제표가 필요하다. 이처럼 상장과정에서 과거의 영업성과와 업력이 중시되는 이유는 기업의 계속성 때문이다. 아무래도 실적이 검증되고 업력이 길수록 오래 살아남을 거로 보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이런 방식으로는 새로 등장하는 혁신기업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혁신기업은 아직 사업이 본격화하지 않은 초기단계에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이익은 고사하고 매출조차 없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상장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어느 나라나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게다가 산업지형이 혁신기업 위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동안 거래소는 진입제도를 개편해 이런 문제에 대응해왔다. 일례로 나스닥은 2000년대 초 시가총액요건을 도입했다. 매출이나 이익이 없어도 시가총액이 7500백만 달러 이상이면 상장을 신청할 수 있다. 보수적인 뉴욕증권거래소도 시가총액이 2억 달러 이상이면 상장이 가능하게 제도를 바꿨다.

흥미롭게도 뉴욕증권거래소는 제도 개편의 이유로 나스닥의 경험을 언급했다. 나스닥이 오랫동안 같은 제도를 운영했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때 마이너리그로 취급받던 나스닥이 이젠 혁신기업의 상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편 홍콩은 아예 바이오기업을 위한 상장특례(Chapter 18A)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향후 5~10년 안에 바이오기업의 메카인 나스닥을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도입된 지 2년 만에 28개의 바이오기업이 상장에 성공했다. 이 중 16개는 매출이 없는 기업이다.

우리나라도 코스닥에서 시가총액요건과 기술특례상장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시가총액이 1000억 원 이상이면 상장신청이 가능하다. 또한 기술특례상장은 올해로 15년째 운영 중이다. 기술력과 그 기술의 사업성이 인정되면 상장이 허용된다.

다만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특히 기술특례상장은 사업실체가 모호하고 생존 여부가 불확실한 기업의 편법상장 루트라는 주장이 있다. 심지어 우회상장과 동급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기술특례상장은 일반기업과 달리 전문평가기관의 기술평가를 받아야 하고 상장심사 과정에서 기술력을 입증해야 한다. 손에 잡히는 매출과 이익이 없는 만큼 거래소도 부담을 갖고 심사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기술특례기업의 상장 미승인 사례는 적지 않다.

물론 앞으로 개선할 부분도 있다. 우선 기술평가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 그동안 몇 차례 제도를 개선했으나 여전히 시장은 아쉬운 부분이 있는 거 같다. 그리고 연간 4조원 이상이 투자되는 벤처강국의 위상에 걸맞게 업계의 투자관행도 성숙해야 한다. 좋은 기술을 선별하는 능력과 충실한 기업실사가 요구된다. 특히 좀 더 정교하게 기업가치가 평가돼야 한다. 또한 상장이후 사업진행 상황에 대한 성실한 공시와 IR이 필요하다. 기술특례기업은 사업내용이 어렵기 때문에 주주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얼마 전 기술특례상장 100호 기업이 탄생했다. ‘100호’라는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니지만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하나의 제도로 정착돼가는 모습이다. 앞으로 더 발전된 모습으로 ‘200호’와 ‘300호’를 맞이하길 기대해본다.
송영훈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송영훈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 / 사진제공=한국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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