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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직업, 그들은 왜 고액연봉 뿌리치고 스타트업 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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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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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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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변호사·변리사·약사 등 창업 활발…'전문성+혁신성'으로 새시장 개척 주목

'사'자 직업, 그들은 왜 고액연봉 뿌리치고 스타트업 택했나
#"변리사로 일하면서 해외출장을 가다가 기내방송 영화 속 물방울이 떨어지는 장면을 보고 창업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당시 특허법인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무실을 정리하고 실제 창업에 나서기까진 1년 정도가 걸렸습니다." (오세일 이너보틀 대표)

#"전공의 근무시절 환자들에게 질병의 원인, 수술 이유와 방법, 부작용 등 환자가 궁금해하는 것을 3시간 넘게 설명한 끝에 수술 동의서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말로 열번 설명하는 것보다 그림으로 한번 보여주는 게 낫더군요."(정희두 헬스브리즈 대표)

의사·변호사·변리사·약사 등 고액 연봉의 안정된 일자리를 뛰쳐나와 자신의 주전공을 살려 스타트업 창업에 나서는 전문직 창업자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실제 업무현장에서 느낀 애로사항을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해결하면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이너보틀이다. 이 회사는 10년 경력의 변리사 출신인 오세일 대표가 2017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이너보틀은 설립3년여만에 풍선 용기와 충진 장비 등 관련 특허 20여건을 등록하거나 출원했다. 지난 7월 시리즈A 투자유치를 마무리하고 하반기 해외 화장품 회사를 대상으로 30억원 규모 친환경 내용기 수출을 준비 중이다.

이너보틀은 기존 플라스틱 용기 안에 '실리콘 풍선 용기'(파우치)를 넣어 용기 내 잔여물을 최소화했다. 특수 제작된 풍선 용기는 처음에는 외부 용기 크기대로 부풀어 있다가 쓸수록 쪼그라들면서 내용물을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오세일 이너보틀 대표는 "변리사로 일하면서 기술은 점점 발전하는데 환경은 점점 오염되는게 역설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샴푸나 로션을 사용할 때 남는 내용물을 다 쓰지 못하는 건 수십년 동안 방치돼 있던 문제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면 용기를 재활용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정희두 헬스브리즈(이전명 헬스웨이브) 대표는 서울대병원 외과 전문의로 근무하다 의료 애니메이션 '하이차트' 서비스를 개발했다. 하이차트는 어려운 의료 정보를 환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애니메이션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질병의 개념은 물론 수술방법과 입·퇴원 정보 등 병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현재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 등 전국 17개 병원에서 하이차트를 활용하고 있다.

회사는 △중소 병의원용 보급형 서비스 '헬스브리즈' △종합병원용 프리미엄 서비스 '하이차트' △대기실 TV용 교육·홍보 솔루션 '헬스브리즈 TV' 등으로 제품을 세분화시켰다.

박의준 보리움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카이스트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대 전기공학부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삼성전자 DMC연구소에서 7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는 변리사,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전공을 살려 IT기술과 법률 서비스를 결합한 '리걸테크'(Legal-Tech) 분야에 뛰어들었다.

회사는 현재 채무관계를 비대면으로 해결할 수 있는 ‘머니백’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AI 기술을 적용해 보정명령서 작성, 주소 및 송달방법 보정 등을 자동화해 비용과 시간을 최소화했다. 보리움법률사무소는 이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청구금액 기준 누적 150억원 규모의 가압류, 지급명령 등의 민사소송을 처리했다.

리걸테크 분야의 성장성을 확신하고 창업에 나섰지만 법조계 내부의 보수적인 시선이나 현행법 규제 때문에 아직 '가시밭길'에 가깝다.

국내에서 현행 변호사법은 변호사 업무와 관련해 변호사와 변호사가 아닌 자와의 동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변호사와 비(非)변호사 간 동업과 이익분배 금지 규정 때문에 외부 투자를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를 위반하면 변호사 아닌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송사 업무와 관련된 '리걸테크' 분야에선 변호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만 창업이 가능하다.

박의준 보리움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변호사·개발자 두 가지 입장과 고충을 모두 헤아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현재로선 스타트업으로서 저 외의 적합한 변호사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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