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구매도 '클릭' 한방에…"가품이면 200% 환불"

백화점에서만 사던 '명품'이 온라인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언택트 소비가 활성화 된 가운데, 온라인쇼핑에 익숙한 MZ(밀레니얼+Z세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가 새로운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명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맞춤형 서비스와 가격 경쟁력, 신뢰도를 갖춘 플랫폼들이 등장하면서 명품을 온라인에서 사는 고객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배인&컴퍼니에 따르면 글로벌 명품 시장에서 온라인 판매 비중은 2008년 1%에서 2019년에는 12%로 증가했다. 2025년에 25%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온라인에서의 명품 판매 신장률이 가파르다. CJ ENM 오쇼핑부문 온라인몰 CJmall(씨제이몰)에서는 올해 상반기 명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SSG닷컴에서는 올 1~9월 명품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48.9% 증가했고, 롯데ON(롯데온)에서는 지난 5~9월 명품 매출이 전년 대비 21.3% 신장했다. .

명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자 e커머스들은 모객을 위해 경쟁적으로 가격을 확 내린 명품을 속속 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은 '패션뷰티 빅세일' 행사기간 동안 구찌, 버버리, 생로랑, 프라다 등 유명 명품 브랜드를 현지 백화점·아웃렛과 협력해 할인가에 선보였고, 티몬은 지난 6월 ‘티몬데이×슈퍼세이브데이’ 행사를 통해 명품 가방을 초특가로 판매했다. 프라다의 테스토 토트백, 버버리의 미디엄 빈티지 체크 숄더백, 발렌티노의 락스터드 크로스백 등이 평균 50% 이상 할인된 50만~70만원대로 판매됐다.

e커머스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자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위메프는 '200% 안심보장제'를 실시해 고객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감정을 통해 가품으로 확인되면 100%는 환불해주고, 100%는 포인트로 추가 보상해 준다. 이베이코리아는 제품 수령 후 7일 이내 무료로 감정해주는 명품 감정 서비스를 제공한다. 정품이면 보증서가 발급되고 가품이면 구매 금액의 200%를 환불해주는 식이다.


신세계와 롯데 등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오프라인 유통공룡들까지 e커머스 사업에 뛰어들면서, 명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신세계, 롯데는 가품을 팔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감이 있어서다. 이들도 상대적으로 업력이 길지 않은 만큼 더욱 과감한 명품 할인 혜택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롯데온 매주 일요일 명품데이 행사

SSG닷컴은 지난 14일부터 5일간 '쓱더블랙'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5일간 카테고리별 대표상품 25종을 선정해, 최대 80% 할인을 제공했는데 ‘무스너클 패딩’, ‘막스마라 코트’, ‘톰브라운 트렌치코트’ 등의 제품 구색을 갖췄다. 롯데온은 오는 23일부터 열흘간 7개 유통계열사 전체 최대 2조원 규모의 '롯데온세상'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 기간 동안 50만개의 상품이 최대 80% 할인 판매되는데, 프라다, 무스너클 등 인기 명품 브랜드들까지 대거 포함됐다. 롯데온은 앞으로 매주 일요일을 '명품 데이'로 정하고 할인 혜택을 내놔 온라인 명품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포부도 내놨다.

업계는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등 명품을 판매하는 스타트업 플랫폼도 연달아 벤처캐피탈(VC)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도약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명품의 온라인 구매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명품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업체간 할인 경쟁을 벌이면서 e커머스 업계의 고질적인 출혈경쟁을 더 격화할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한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온라인 명품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경쟁이 격해질텐데, 롯데, 신세계가 자금력을 앞세워 온라인에서 명품 할인 물량 공세를 한다면 다른 업체들은 버텨낼 재간이 없어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