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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조 인텔 낸드사업 인수한 SK하이닉스의 3가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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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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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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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가 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8년 12월 19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반도체 생산라인 M16 기공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8년 12월 19일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반도체 생산라인 M16 기공식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미국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부문을 10조 3104억원(미화 90억 달러, 달러당 1145.6원 기준)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인수합병(M&A)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SK하이닉스가 기업용 SSD(Solid State Drive) 분야의 약점을 인텔을 통해 보강해 메모리 시장에서 확실한 '넘버2'로 나가는 길을 열었다고 평가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기술·사람·시장' 등 3가지 분야에서 직면한 현안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양사 낸드플래시 생산기술 통합이 과제=인텔과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기술 자체가 다르다. 인텔은 플로팅게이트(Floating Gate: 실리콘에 전하 저장) 방식을,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같은 방식인 CTF(Charged Trap Flash : 절연체에 전하 저장) 기술을 사용한다.

두 방식 중 기술의 안정성 측면에서는 오래 검증된 플로팅게이트 방식이, 고용량 메모리로의 확장성은 CTF 방식이 우수하다. 어느 것이든 한 회사 내에 2가지 기술을 같이 갖고 가는 반도체 기업들은 없다. 개발역량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두 기술을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10조 인텔 낸드사업 인수한 SK하이닉스의 3가지 숙제


반도체 분야에 정통한 A씨는 "생산라인의 장비가 같다고 해서 바로 통합의 시너지가 있는 게 아닐뿐더러 같은 낸드플래시 방식이더라도 회사마다 메모리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어내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데 기술방식이 다를 경우는 기술통합이 더 중요한 과제다"라고 말했다.

인텔이 플로팅게이트 방식으로 그동안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0% 안팎의 시장점유율로 6위를 차지했던 것은 인텔의 서버용 CPU가 서버시장에서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텔 CPU의 서버시장 점유율이 95%여서 CPU와 SSD를 패키지로 판매한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를 잘 아는 관련 업계의 B씨는 "인텔이 갖고 있는 플로팅게이트 기술은 이미 검증된 기술로 고용량 수준도 CTF를 따라가고 있고, 원가 측면에서도 경쟁력이 높아 SK하이닉스가 두 기술을 조화롭게 이어간다면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20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의 NSG 사업부문에서 옵테인을 제외한 낸드플래시 사업 전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90억달러, 우리 돈으로 10조3104억원에 달하며 이는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의 매출(15조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하이닉스 분당사무소의 모습. 2020.10.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일 SK하이닉스는 미국 인텔의 NSG 사업부문에서 옵테인을 제외한 낸드플래시 사업 전체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90억달러, 우리 돈으로 10조3104억원에 달하며 이는 올 상반기 SK하이닉스의 매출(15조원)에 맞먹는 수준이다. 사진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SK 하이닉스 분당사무소의 모습. 2020.10.2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핵심기술 인력의 융화가 관건=반도체 업계에서 가장 걱정하는 대목은 인텔의 낸드플래시 우수 기술인력을 어떻게 계속 유지하느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잘 아는 전직 임원 C씨는 "반도체 등 IT 기업은 사람이 자산인데, 우수 인력을 어떻게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며 "삼성은 뚜렷한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어서 1995년 미국 PC 업체 AST 때 이 스타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술인력들이 회사를 떠나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사원증에 '인텔'이라고 찍혀있던 직원들이 SK하이닉스 직원이 되는 것을 못마땅해 할 수 있다는 얘기다.

C씨는 "대부분 피인수되는 기업들은 어떻든 내부 문제가 있고, 기술이나 기업문화가 다른데, 이를 잘 컨트롤 할 수 있느냐가 중요 과제"라며 "반도체를 잘 모르던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하면서 기존 구성원을 존중하며 2~3년간 안정기를 거쳐 성공한 경험이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인텔은 언어와 문화가 달라 또 다른 케이스"라며 ""결국 SK하이닉스의 역량에 따라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SK의 문화는 다른 기업들과 달랐는데 기업문화 측면에서는 충분히 유리한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 홈페이지에는 상단 속보창에는 19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인텔 홈페이지.
인텔 홈페이지에는 상단 속보창에는 19일(현지시간)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인텔 홈페이지.


◇기업용SSD 시장 강점 유지 숙제=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딜의 핵심은 SK하이닉스가 약점인 기업용 SSD 시장에서 인텔의 강점을 10조원에 사들인 것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다롄의 낸드플래시 공장은 '올드팹'이라고 평가했다. 기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최신팹에 비해서는 다소 처진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가 지급할 10조 3104억원은 앞으로 급성장할 기업용 SSD 시장에서 인텔의 낸드플래시 기술과 결합한 SK하이닉스의 시너지 값이라는 평가다.

반도체 전문가 A씨는 "플래시메모리 단품을 팔 것나 PC용 SSD를 하기 위해서는 이런 고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며 "기업용 SSD 시장 진입비용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그는 "SK하이닉스가 잘한다면 기업용 SSD 시장을 통해 메모리 시장의 확실한 시장 2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씨는 "10조원 투자에 대해 비싸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도시바 낸드플래시 사업부에 대한 평가가치가 20조원이었고, 반도체 라인 1개를 건설하는데도 30조원 가량이 든다"며 "미래 현금창출 능력으로 볼 때는 10조원은 비싸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SK하이닉스와 인텔은 20일 옵테인(3D 크로스 메모리 기술) 사업을 제외한 인텔의 낸드 SSD, 낸드 단품과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낸드 공장을 90억달러 양수도하기로 합의했다.

SK하이닉스와 인텔은 내년 말까지 주요 국가의 규제 승인을 받으면 SK하이닉스는 우선 70억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 SSD 사업(관련 IP 및 인력 등)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SK하이닉스로 이전하기로 했다.

이후 인수 계약이 완료가 예상되는 2025년 3월에 SK하이닉스는 20억달러를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지식재산권(IP), 연구개발(R&D) 인력 및 다롄공장 운영인력 등 잔여 자산을 넘겨받기로 했다.

인텔은 계약에 따라 최종 거래 종결 시점까지 다롄 메모리 생산시설에서 낸드 웨이퍼를 생산하며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IP를 보유키로 했다.



  • 오동희
    오동희 hunter@mt.co.kr

    '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부국장)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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