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빼돌리기·상품권깡·허위견적…'비리 백화점' 기초과학연구원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장들이 수년간 특허를 빼돌리고, 연구비를 횡령·유용하고 해외 도주까지도 불사하는 등 ‘비리 온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IBS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IBS는 2016년부터 최근까지 총 16건에 대해 징계 처리했다. 이중 연구단장에 대한 비리가 상당수다. 연구단장들이 저지른 비위 사실에 대해 전체 21건의 지적사항이 있었고 이 중 15건은 완료, 6건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 중 연구단장 3명은 검찰에 고발돼 파직·해임 등으로 연구단을 퇴직했으며, 2명은 3개월간 보직해임 됐다가 현재 복귀한 상태다.

감사에 따르면 연구단장들은 특허 빼돌리기, 상품권깡, 허위견적서 등 수법도 화려했다. 이를 통해 수 억 원 가량의 연구비를 횡령하거나 인건비와 연구비를 불법 지원했다.

심지어 한 대학교수 겸 연구단장은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같은 학교를 다니는 아들의 박사후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연구원을 불법 파견하기도 했다. 또 채용비리가 적발되자 해외로 도주한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연구단장들의 비리가 수년째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IBS 징계위원회는 감사결과 징계요구를 받은 연구단장에 대해 경고로 감경 처분 하는 등 객관적 기준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게 이 의원 측의 주장이다.

이 의원은 “검찰 고발을 통한 비리 척결에도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 단장들의 추가적인 비리를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비리를 저질러 3개월 보직해임 처분 받았던 A 단장은 다시 연구단장으로 복직했고 B 단장은 같은 연구단 수석연구원으로 복귀해 근무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비리로 퇴직한 단장들은 현재도 대학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이 의원은 “연구비리와 특허 빼내기, 채용비리 등은 결코 가벼운 사안이 아닌 만큼 고위직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며 “더 이상의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처분기준을 강화하고, 전체 31개 연구단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 조직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IBS는 연간 6000억원대 예산을 집행하는 우리나라 유일한 기초과학 연구기관으로, 총 31개 연구단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