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관계 아냐? 반독점 소송서 드러난 '구글-애플'의 협력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AFPBBNews=뉴스1

구글이 반독점법 위반 논란에 휘말렸다. 미국 정부가 글로벌 IT 공룡을 제소한 가운데 구글과 애플이 경쟁 관계가 아닌 협력관계였다고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날 미 법무부는 워싱턴DC 연방법원에 검색엔진 분야 등에서 구글이 불공정행위를 했다며 소장을 제출했다. 법무부는 구글이 검색엔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는 다양한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구글이 거의 완벽히 경쟁자들의 모바일 진출 경로를 폐쇄했다"고 설명했다.

소장에 따르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앱이 기본 설치되도록 했고, 이를 삭제할 수 없도록 했다.

구글은 미국 검색엔진 시장의 88%를 장악하고 있고, 모바일 기기 검색 부문에서의 점유율은 94%에 달한다.

법무부는 또 구글이 검색광고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경쟁이 존재할 때보다 요금을 올리고 서비스의 질은 낮췄다고 주장했다.

WSJ는 이번 반독점법 위반 소송에서의 핵심은 경쟁관계인 구글과 애플의 협력관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정부는 2018년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팀 쿡 애플 CEO와 만나 검색 시장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소장에는 구글이 애플의 사파리 브라우저에 자사 검색 엔진을 사용하는 대가로 최대 110억달러를 지불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 연간 수익의 3분의 1에 해당한다고 WSJ는 전했다. 이를 통해 아이폰에서 발생하는 검색 트래픽이 구글 전체 검색의 절반을 차지한다고도 덧붙였다.

WSJ는 과거 스티브 잡스의 애플 시절 에릭 슈미트의 구글이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출시하면서 경쟁관계가 됐지만 "분명히" 친근한 관계로 변화했다고 지적했다.

양사는 소장에서 제기된 CEO간 회동 의혹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했다. 구글은 이번 소송에 대해 "구글 사용은 소비자들의 선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