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 30만원 이상 납부' 규정에 대한염업조합 이사장 선거 '파행'

대법원 판결로 오는 23일 재선거가 치러지는 대한염업조합 이사장 선거가 파행을 겪고 있다. 사진은 신안 염전모습/뉴스1

(신안=뉴스1) 박진규 기자 = 대한염업조합 이사장 선거가 투표일을 4일 앞두고 취소되는 등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일부 후보들은 조합측의 '재산세 30만원 이상 납부실적'이 과도한 출마자격 제한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21일 대한염업조합 등에 따르면 오는 23일 실시될 예정인 제23대 이사장 재선거 투표가 단독 후보 등록으로 투표일정이 취소됐다. 단독 후보일 경우 무투표 당선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대한염업조합은 이 같은 내용의 투표취소 공고를 선거를 지난 19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지난 2019년 치러진 제23대 이사장 선거에 대한 법적 다툼 끝에 지난 9월 대법원의 무효 판결로 다시 치러지는 이번 재선거에는 당초 3명의 후보가 출마의사를 밝혔다.


후보에는 2019년 당시 무투표로 재선에 성공했던 양광 전 이사장과 신인배 전 신안군의원, 김학렬 전 목포대 학술연구 교수 등이다.

하지만 지난 8일 공고된 제23대 대한염업조합 이사장 재선거 규정에는 입후보자의 선거 전년도 재산세 납부실적을 30만원 이상으로 적시했다.

조합 이사회는 지난 4월 회의를 열고 지난 대법원 판결에서 논란이 된 '국세 및 지방세' 문구를 '지방세'로 한정해 30만원 이상 납부 실적으로 출마자격을 제한했다.

대법원은 '국세 및 지방세' 문구를 국세와 지방세를 합한 의미로 해석해 각각 30만원 이상 납부실적을 내세워 입후보를 제한한 지난 이사장 선거를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 신인배·김학렬 두 후보는 결국 후보자 등록도 하지 못했다.

뒤늦게 규정 변경 사실을 확인한 신 후보와 김 후보는 "지난 이사장 선거가 잘못됐다고 대법원이 판결했는데도 조합이 이사장 도전 자격의 문을 더 좁혀놨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염업조합측은 조합 이사장의 부정부패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재력 있는 사람이 입후보해야 한다고 항변하고 있다.

조합측 관계자는 "950여명의 염전 소유회원이면 기본적으로 30만원의 재산세는 내고 있다"면서 "또한 이는 과거 자격 요건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춰 조정된 것이며 타 조합선거에서도 조합장 자격요건에 출자금이 명시돼 있다"고 밝혔다.

단독 후보등록으로 오는 23일 이사장 당선이 확정되는 양광 전 이사장은 "농협만 해도 조합원에 한해 출마 자격이 있고 출자금 1000만원 이상 등을 출마조건으로 내세운다"며 "염업 조합원이 아니면서 재산세 30만원도 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염업 조합장 선거에 나서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염업조합장 선거는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출마할 수 있다"며 "특정인을 출마 못하게 하려는 제한이 아닌, 무보수 명예직인 염업조합장을 수행사면서 조합에 피해를 입힐 경우 책임을 묻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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