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테이션 게임' 주인공, 2차대전 끝냈다?…"그 정도는 아냐"

머니투데이

김현지A 기자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 속 한 장면/사진=네이버 영화 정보 캡쳐

영국의 암호 해독 기관 '블렛츨리 파크'가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평가는 과장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의 역사를 정리한 작가 존 페리스는 자신의 책 '에니그마를 넘어서(Beyond the Enigma)'에서 암호 해독가들이 제2차 세계대전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는 영국인들이 만들어낸 신화라고 썼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블렛츨리의 암호 해독가들이 독일군의 암호체계인 '에니그마'를 해독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을 2년이나 빨리 종식 시켰다고 본다. 그러나 페리스는 암호해독이 단지 "전쟁에서 승리하도록 도왔을 뿐" 그 자체로 전쟁을 끝낼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암호 해독이 전쟁 종식에 기여하긴 했지만 2년이 아닌 몇 개월 정도만 앞당겼을 뿐"이라며 암호 해독가들이 전쟁 종식의 핵심으로 평가되는 것은 과장됐다고 덧붙였다.

페리스는 "영국인들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0년대'를 현대 영국이 탄생한 시점으로 여긴다", "이들에게 '1940년대'가 갖는 의미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고 있다"고 이 같은 신화가 만들어지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페리스는 GCHQ의 역사를 연구해 책으로 발간한 적 있고 이 연구 기간 동안 GCHQ 기록보관소 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다며 신간 '에니그마를 넘어서'를 출간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블렛츨리 파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정부가 비밀리에 설립한 암호 해독 기관으로 독일군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 인재를 양성하고 기계를 개발했다. 지금은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의 승리를 이끌며 전쟁을 종식시킨 것으로 알려진 암호 해독가들은 영국 3대 정보기관 GCHQ의 전신인 블렛츨리 파크에서 양성된 인재들이다. 이 내용은 영국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 주연의 2015년작 '이미테이션 게임'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