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코앞인데"…맹모동네 대치동 '강사 전수검사' 뒤숭숭

강남구 대치동 대형 입시학원의 강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이 지역 학원가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21일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2020.10.2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유승 기자,이상학 기자 =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2동 주민센터 앞. 흰색 지붕을 얹은 천막 2동이 들어섰다. 페이스실드(얼굴가리개)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방역복을 입은 보건소 직원 5명도 등장했다.

이곳 주민센터는 '임시 선별진료소'가 됐다. 전날 대치동 입시학원 강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판정에 따른 여파다.

강남구는 이날부터 관내 학원강사 등 관계자 2만명을 대상으로 선제 코로나19 검사에 돌입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이날 기준 고작 44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험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처다.

선제검사 첫날 진료소를 찾는 강사들은 많지 않았다. 1~3분간격으로 한두명씩 이곳을 찾는 정도였다.

강사와 학원 관계자 대상 선별진료소인만큼 직원들은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학원 관계자 맞으시죠"라는 질문부터 했다. 강사들은 직원 안내에 따라 '손소독→ 접수→검체채취' 순의 절차를 따랐다. 모든 과정은 5분이 채 안 돼 끝났다.

현장에서 만난 강사들은 뒤숭숭한 대치동 분위기를 의식한 듯 대부분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40대 학원강사 A씨는 "학원강사여서 이곳을 찾았다"면서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곳을 찾은 또 다른 학원 측 일행도 "아무것도 말해줄 수 없다"며 자리를 피했다.

확진판정 강사가 강의하던 대치동 S학원은 썰렁했다. 입구엔 '방역으로 인해 당분간 해당관의 문을 닫습니다'라는 문구가 붙었다. 바닥에는 업체가 방역 후 두고 간 것으로 추정되는 '방역소독 5만원'이 적힌 전단도 보였다.

해당 학원은 대상별로 건물이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확진판정 강사는 특수목적고 학생들이 다니는 곳에서 강의했다. 비상 걸린 해당 고교들은 중간고사 일정도 미뤘다. 이 학원 다른 건물에선 강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

다만 학생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고등학교 1학년인 S학원생 이모군은 "처음에는 좀 놀라긴 했지만 크게 걱정이 되는 건 없다"며 "확진판정 강사가 수업하는 건물과 다른 곳에서 공부하는 데다 학원도 방역을 정말 잘한다"고 안심했다.

지나던 학생들도 "다른 학원에 다녀 걱정되지 않는다" "학원에서는 학생들이 마스크를 잘 쓰고 있어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시교육청과 강남구에 따르면 확진판정 강사와 접촉한 60명은 전원 코로나19 음성판정을 받았다. 해당 강사는 타지역 확진자와 접촉한 이후 지난 1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 13일 코로나19 의심증상을 보이고도 17일까지 매일 학원에 출근해 우려가 컸지만 다행히 'N차감염'이 발생하지는 않은 상황이다.

21일 서울 강남구 대치2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선별진료소. © 뉴스1 김유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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