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백신 접종 후 사망 6명…올해 벌써 9명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인천, 고창, 대전, 제주, 대구에서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백신 예방 접종 이후 사망자가 5명이 발생해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21일 예방접종기관인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가 한산하다. 관계자는 사고 이후 접종 희망자가 현저히 줄었다고 밝혔다. 2020.10.21. [email protected]

최근 3년간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는 6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독감 백신과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질병청) 청장은 21일 독감 백신 현황과 이상반응 관련 브리핑에서 "독감 예방접종 후 사망한 사례는 2017년 2명, 2018년 2명, 2019년 2명이었으나 인과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질병청에 신고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9건이다. 지난 16일 인천 지역 17세 남성이 사망 이틀 전 독감 백신 접종 후 숨졌다. 지난 20일에는 전북 지역 77세 여성, 대전 지역 82세 남성, 서울 지역 53세 여성이 사망했다. 이날 추가로 대구 지역 78세 남성, 제주 지역 68세 남성, 경기 지역 89세 남성이 사망했다. 나머지 사망자 2명의 경우 유가족 요청에 의해 지역, 성별, 접종일, 사망일 등이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3년간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평균 2건인 것이 비교하면 올해 사망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2009년 이후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는 25건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9년 8명 △2010년 1명 △2011년 1명 △2012년 0명 △2013년 1명 △2014년 5명 △2015년 3명 △2016년 0명 △2017년 2명 △2018년 2명 △2019년 2명이다.


이중 2009년 10월 독감 백신을 접종했던 65세 여성만이 독감백신과 사망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받아 피해보상을 받았다. 이 사망자는 독감백신 접종 3일 후부터 근력 저하 증상이 생겼고, '밀러피셔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입원치료 중 흡인성 폐렴이 발생해 그 다음해 2월 사망했다.

정 청장은 "인과관계가 인정된 사례 1건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심장질환, 뇌졸중 같은 기저질환으로 인한 사인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급증한 것에 대해 정 청장은 "답을 드리기는 쉽지 않지만 올해 독감 백신 상온 유통과 관련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많았고, 백색입자가 발견돼 백신 전반에 대한 불안이 상당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9일 첫 번째 사망신고 사례에 대해 발표하면서 예방접종 후에 이상반응에 대한 인식이나 신고가 많아진 부분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3일 동안 어르신 300만명이 접종을 하는 등 접종량이 늘어나면서 그 과정에서 안전한 예방접종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평가나 점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아직은 인과관계를 볼 수 없기 때문에 진짜 관련된 사망이 많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나필락시스나 중증이상반응이 생기는 부분에 대해 검토하고 안전 예방접종을 좀 더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