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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사고, 구멍은 어디서 왜 생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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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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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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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사모펀드 사고, 누구 책임인가]②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사무금융노조원들이 29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실패 및 감독실패가 부른 사모펀드 환매중단사태를 규탄하고 있다. 2020.7.29/뉴스1
(서울=뉴스1) 이성철 기자 = 사무금융노조원들이 29일 서울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실패 및 감독실패가 부른 사모펀드 환매중단사태를 규탄하고 있다. 2020.7.29/뉴스1
"사모 자본시장이 민간자본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되도록 규제 개선을 검토하겠다."

2015년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완화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그해 9월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18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한 말이다. 그로부터 5년뒤, 자본시장업계는 우후죽순 늘어난 사모펀드로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만기 미스매치, 사모펀드의 공모화, 판매사의 운용지시로 만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펀드 등 수많은 문제가 드러났다. 일부 업자들의 일탈행위로만 치부할 수 없는 수준이다. 금융위의 무분별한 규제완화와 금감원의 부실감독이 도마 위에 오른 이유다.


◇모든 시작은 2015년 10월25일


제334회 국회(임시회) 제2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정우택 위원장 주재하에 2015년 6월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604호에서 개최됐다.이날 회의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해 업무보고를 했다. / 사진=머니위크 임한별
제334회 국회(임시회) 제2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가 정우택 위원장 주재하에 2015년 6월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604호에서 개최됐다.이날 회의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등이 참석해 업무보고를 했다. / 사진=머니위크 임한별


2015년은 사모펀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 분기점이다. 사실상 대부분 규제가 파격적으로 완화되며 업자들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그해 10월25일부터 일반사모펀드와 헤지펀드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로 통합되고 투자 하한액도 기존 5억원에서 최소 1억원부터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운용사 설립도 인가에서 등록으로, 펀드설립은 사전등록에서 사후보고로 간소화하는 등 각종 의무가 완화됐다.

공모펀드에선 당연히 공개해야 할 운용전략, 투자대상자산의 종류, 투자위험 관련 사항 등이 모두 면제됐다. 진입장벽은 대폭 낮추면서 투자자나보호, 시스템리스크 방지를 위한 규제는 갖추지 않은 구조였던 셈이다.


◇규제 풀자 시작된 환매 연기


사모펀드 사고, 구멍은 어디서 왜 생겼나

지나친 경쟁 열기가 불었던 걸까. 2015년 사모펀드 규제완화 이후 환매 연기는 361건 발생했다. 규제완화 이전에는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었다.

1년짜리 적금만기가 끝났는데 은행에서 지금 돈을 줄 수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황당한 일이 수백차례 벌어진 것이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사모펀드 환매연기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사모펀드 환매연기는 총 361건이며 모두 2018년 이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2018년 10건 △2019년 187건 △2020년 8월까지 164건 등 환매연기 건수가 급증세다.

사모펀드 시장은 2015년 200조4307억원에서 2020년 10월 428조6693억원으로 5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사모펀드 시장은 양적으로 급성장했지만 곳곳의 대형사고 위험을 안고 있던 것이다.


◇결과는 모두가 보고 있다


사모펀드 사고, 구멍은 어디서 왜 생겼나

최근 수조원 규모의 환매연기가 발생한 사모펀드들은 각양각색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라임운용의 경우 유동화가 어려운 비시장성 자산에 투자하면서 개방형 구조로 펀드를 설계해 환매에 제약이 생겼다.

쉽게 말해 언제든 환매요청에 응할 수 있도록 유동성을 확보해야했지만 이 리스크를 제대로 보완하지 못한 것이다.

옵티머스펀드는 다수 시장 참여자를 속인 사기사건으로 요약된다. 투자하기로 한 공공기관 매출채권이 아닌 비상장사 사모사채, 부동산 투자로 자금을 유용했다. 이들의 대범한 수법과 함께 이를 적발해내지 못하는 수탁은행·사무관리회사의 문제도 다수 드러났다.

이밖에도 디스커버리, 젠투, 독일헤리티지 DLS(파생결합증권), 이탈리아 헬스케어펀드의 경우 해외투자 자산에 대한 실사와 검증의 부실 등이 드러나면서 국내외 가릴 것 없는 문제점이 나타났다.


◇금감원도 책임에서 자유롭진 않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2020.10.13/뉴스1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목을 축이고 있다. 2020.10.13/뉴스1

2015년 시작된 규제완화에서 사모펀드 문제가 시작됐지만 금감원의 부실감독 책임도 도마 위에 오른다.
부족한 검사권한과 인력을 핑계삼지만 보다 적극적인 감독으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전문사모운용사의 경우 최소자본금 10억원과 전문운용역 3명 요건맞 갖출 경우 등록이 가능하다. 타 등록인가업에 비해 낮은 수준의 요건으로 보다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금투업계에선 형식적인 검증에 그쳤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문사모운용사의) 투자운용인력은 반드시 상근하도록 돼있지만 금감원은 이를 확인할 때 4대보험 가입자 서류 정도만 확인한다"며 "실제 상근을 하는지 여부를 현장점검도 없이 허술하게 하고 사고가 터지니 전수조사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미 이들이 투자한 CB(전환사채)의 채무불이행으로 디폴트가 나는 등 대형사고 신호는 이미 여러번 있었다"며 "(이번 사모펀드 사고가) 낮은 진입장벽 때문이라기 보다 금감원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누적돼 터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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