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美 대선 후 방미 유력…폼페이오 '방한→초청'

[서울=뉴시스] 강경화(왼쪽) 외교부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1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팰로앨토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외교부 제공) 2020.01.15. [email protected]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아시아 순방에 한국이 빠진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강 장관의 방미는 미 대선(11월3일) 이후가 유력하다.


22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 두 차례 전화통화를 가졌다. 통화는 21일과 22일에 한 차례씩, 총 두 차례 실시됐다. 통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은 강 장관을 미국으로 초청했다.

외교부는 "강 장관은 가까운 시일 내에 미국을 방문해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것"이라며 "한반도·지역·글로벌 문제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가 밝힌 '가까운 시일 내'는 다음 달 3일 예정된 미 대선 이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25~30일 인도, 스리랑카, 몰디브, 인도네시아 순방에 나서기 때문이다.

미 대선 전에는 폼페이오 장관 입장에서 오는 31일, 그리고 다음달 1일과 2일 밖에 시간이 없는 셈이다. 대선 직전인 만큼, 내정과 외정 모두에 관여하는 '국무부'의 수장인 폼페이오 장관이 국내 일정에 전념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평가다.


대선 이후에도 폼페이오 장관이 따로 시간을 빼는 게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우편투표' 변수가 있는 이번 미 대선 결과를 놓고 재검표 및 법적 공방이 일어날 가능성도 거론되는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로 역할을 해야 하는 폼페이오 장관이 새로 일정을 세팅해 방한을 할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강 장관의 방미 결정은 이같은 미국의 상황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여러가지 상황을 감안한 것"이라며 "방미 날짜는 조율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의 방미가 미 대선 전인지, 후인지 여부에 대해서 역시 확답을 주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초 지난 7일 한국을 방문해 강 장관과 회담을 할 예정이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COVID-19) 확진으로 방한을 취소했던 바 있다. '10월 중 방한 재추진'을 약속했지만, 결국 강 장관의 방미로 일정이 정리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코리아 패싱' 논란이 일고 있다. 이달초 폼페이오 장관은 일본을 방문했던 바 있다. 그리고 오는 25일부터는 인도 등을 찾는다. 그런 와중에 핵심 동맹국인 한국에는 오지 않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같은 비판과 관련해 "패싱으로 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그는 "당초 폼페이오 장관이 10월 방한할 예정이었지만, 여러 여건 상 우리 장관이 방미하기로 한 것"이라며 "갑작스러운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강 장관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통화에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한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 선거와 관련해서도 긴밀히 협의했다.